[fn사설]

최저임금 후유증, 물가도 잘 살피길

햄버거점 등 잇따라 올려.. 월급 뛴 효과도 사라질라

최저임금이 오르자 새해 벽두부터 역풍이 불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4% 올랐다. 근로자에겐 축복이지만 후폭풍이 세차다. 프랜차이즈, 화장품,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동네 중소 매장들은 점원 줄이기에 나섰다. 자칫하면 물가상승과 일자리 절벽이라는 악재가 겹칠까 걱정이다.

프랜차이즈 업종은 일찌감치 가격을 올렸다. KFC와 롯데리아는 이미 지난 11~12월 주요 메뉴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에 동참한 외식업종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이 가격을 올린 이유엔 공통점이 있다.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을 외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주요 수입 화장품업체와 외산 가구업체도 새해부터 평균 2~5%가량 가격을 올렸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이 10% 오르면 전체 물가는 0.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대입하면 0.8% 상승은 예정된 수순이다.

일자리는 더 문제다. 주유소, 식당, 편의점 등 곳곳에서 사람을 줄인다. 지난해 1만1000여개 주유소 중 셀프주유소는 3000개를 넘었다. 주유소협회 측은 올해 최소 1000곳이 셀프주유기를 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외식업종들은 무인주문자판기(키오스크)를 속속 들였다. 24시간 영업의 상징인 편의점 업종은 영업시간을 줄였다. 9000여개 세븐일레븐 점포 중 1600개점이 심야영업을 포기했다. 영업 손실이 원인이다. 새벽에 문닫는 편의점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정부가 무리하게 끼어드니 시장의 후유증은 커졌다.

미국은 올해 18개 주(州)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렸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다. 미국 정부는 연방 최저임금을 7.5달러로 두고 10년째 건드리지도 않았다. 고용주들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 점차 높은 임금을 제시하자 주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렸다(월스트리트저널). 노동시장이 좋아지자 주마다 유연히 대처했단 얘기다.

우리 정부는 무작정 임금 먼저 올리는 실험을 했다. 올해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을 지원하는 게 유일한 대안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새해 첫날 근로복지공단을 찾아 "지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올해 최우선 역점으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세사업장의 아르바이트생들은 자리가 없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시장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공단이 아니라 일자리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