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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3%대 성장이 무색한 서민 체감경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17:05

수정 2018.01.03 17:05

음식.주점업 생산 역대 최악.. 내수.서비스 육성이 돌파구
음식.주점업 생산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우리 경제는 성장률 3%대를 회복하며 나아지고 있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오히려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음식.주점업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음식점업은 사업체 수가 47만3600개(2015년 기준)로 전체 소비업종 가운데 가장 많으며, 주점업(비알코올음료 포함)도 18만3500개나 된다.
대표적 서민창업 업종이며, 서민경기를 가장 잘 반영하는 업종이다. 지난해의 생산 감소율(-3.1%)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9년 1~11월의 감소폭(-2.4%)보다도 0.7%포인트 더 크다. 서민의 체감경기가 금융위기 때보다 더 악화됐다는 의미다.

경기 양극화가 심각하다. 지난해 수출(5739억달러)은 전년 대비 15.8% 늘어나 세계 6위에 오를 만큼 보기 드문 호황을 누렸다. 반도체와 휴대폰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그 여파로 직전 2년 연속 2%대에 머물던 성장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내수와 서비스 업종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음식.주점업 생산이 2015년(-1.8%)과 2016년(-0.8%)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보면 이런 추세가 구조적임을 알 수 있다.

수출과 내수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양극화와 불균형 해소가 시급하다. 정부는 새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서민의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서민의 삶은 수출과 제조업보다는 내수와 서비스업에 더 긴밀히 연결돼 있다. 내수.서비스업 경기 호전 없이 서민의 삶의 질과 체감경기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성장전략이나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보더라도 그렇다. 수출과 제조업 위주의 성장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난해 수출 호황은 반도체 착시에 의한 일시적인 것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 등의 추격으로 수출.제조업에만 의존하는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내수와 서비스업에서 찾아야 한다.
내수 및 서비스산업 중장기 육성계획을 마련해 힘 있게 추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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