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다큐멘터리 '알파고'

지령 5000호 이벤트
컴퓨터가 나온 후 사람과 인공지능(AI)의 대결은 늘 흥미로운 관심사다. 첫 대결은 1996년 성사됐다. IBM은 슈퍼컴퓨터 '딥 블루'를 제작해 세계 체스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에게 도전장을 냈다. 제품을 홍보하고 브랜드 가치도 높이겠다는 속셈이었다. 당시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IBM으로선 사활을 건 승부였다. 딥블루는 첫해 경기에 진 후 이듬해 승리를 따냈다. 카스파로프를 무릎 꿇리자 IBM 주가는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4년 후엔 퀴즈쇼 제퍼디에서도 AI가 사람을 이겼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사람이 만든 문장을 이해하는 인지기능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왓슨은 인터넷 도움 없이 문제를 풀어 역대 최다 우승자인 켄 제닝스를 누르고 100만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왓슨은 의료, 금융, 법률자문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6년부터 왓슨을 환자 치료에 활용하는 실험을 했다. 대장암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왓슨이 추천한 치료법과 의료진이 생각한 치료법이 56%가량 비슷했다고 한다.

이젠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할 태세다.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이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머스크는 AI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 사회가 극도로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비관론을 폈다. 무인화가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는 말은 설득력이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PwC는 AI와 자동화로 미국 전역의 일자리 중 38%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 반면 저커버그는 앞으로 5~10년 사이에 AI가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자리보다는 AI의 활용도를 중요하게 본 것이다.

3일 인터넷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알파고'가 답을 줄지도 모르겠다.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는 2016년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꺾어 세상에 충격을 줬다. 다큐멘터리는 알파고 개발 과정부터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담았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가 알파고 개발 동기와 대국을 준비하는 과정을 상세히 들려준다. 자기학습능력까지 갖춘 AI 알파고가 인류에 위협이 될까, 도움이 될까.

ksh@fnnews.com 김성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