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체계 개편을" 당국의 주문.."하루아침에 되나" 은행은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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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금융권 신년인사회
금융공기관, 명퇴문제 부정적.. 산은 등 "예산 추가로 필요".. 지주사 지배구조도 이견 확인

3일 오후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년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이 김태영 은행연합회장(뒤쪽 단상)의 건배 제의에 맞춰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권 금융노조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국회 정무위원회 김용태 위원장, 자유한국당 이종구 의원,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올해 금융권의 보수체계를 공정하게 개편해줄 것을 당부한 가운데 은행장들은 "성과체계 개편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정부의 금융공공기관 명예퇴직 방안에 대해 "예산 편성 후에 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정부가 인력조정 등을 위해 보수체계와 명예퇴직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금융권의 반응이 부정적이어서 향후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명예퇴직할 거면 예산 달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년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축사를 통해 "금융권의 공정한 보수체계 및 전체 금융권의 채용.인사와 관련한 개선방안 마련에 적극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참석해 "금융회사의 영업방식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소비자 관점에서 바람직한 거래'를 영업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은 그동안 은행권의 경영성과평가(KPI) 등 성과보수체계에 대한 개편 문제를 논의해왔다. 성과평가가 상대평가이다 보니 금융상품 판매실적에 매몰돼 불완전판매를 양산하는 시스템이 돼버렸다는 지적 등으로 일부 금융회사들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2015년부터 고객 수익률 중심의 평가체계로 바꾸는 등 절대평가 방식을 일부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장들은 이에 대해 신중한 반응이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보수체계나 영업성과평가(KPI)라는 게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절대평가나 상대평가 등 각자 장단점이 있기 떄문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절대평가로 바꿔버리면 성과를 오히려 나눌 수 없는 체제가 돼버린다"고 지적했다.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명예퇴직 문제도 부정적이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은 "예산이 추가 편성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하기 힘든 상태"라며 "일단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도 예산 문제를 들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현재 명예퇴직은 예산부분이 어렵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범 부위원장은 "베이비붐 세대, 즉 1960~1965년생들이 금융공공기관에 오래 머물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명예퇴직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안이 나올 것을 시사했다.

■지주사 회장들 지배구조 '묵묵부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해 "주주들이 판단할 문제이지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노조가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추천'건이 통과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부결된 바 있다.

KB금융은 금융감독원의 경영유의사항을 받아들여 현직 지주사 회장이 상시지배구조위원회(상시위)에서 빠지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편, 김용범 부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상통화에 대해 "조만간 은행권 점검을 통해 (실명확인) 시스템이 안돼 있는 중소형 거래소를 퇴출시킬 것"이라며 "기존 고객에 대한 실명확인도 거래소 측이 알아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최재성 홍석근 박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