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위기의 조선산업] 조선업계 장기불황 끝낼 ‘황금알’친환경 선박 수주전에 사활 건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17:36

수정 2018.01.03 17:36

현대중공업 LNG추진 벌크선 모형도
현대중공업 LNG추진 벌크선 모형도

조선업체들은 장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황금알'로 불리는 친환경 선박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을 수주해 세계 1위 조선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는 것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환경규제를 강화해 오는 2020년부터는 황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3.5% 이하에서 0.5%로 급격히 낮춰야 한다. 이에 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확보하거나, 탈황설비를 장착 또는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저유황유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새로 선박을 발주할 때 LNG선박이 최우선으로 고려되고 있다.

선박 건조에 2~3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2018년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드선급협회는 LNG 연료추진선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148조5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빅4' 조선사들은 친환경 LNG추진 선박의 핵심기술 개발 및 수주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세정설비 및 질조산화물 저감장치도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했다.

■친환경선박 위기극복 구세주

현대중공업은 선박용 엔진의 '배기가스 세정설비(Scrubber)'를 자체 개발하며 친환경 선박 엔진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 본사에서 배기가스 세정설비에 대한 실증평가를 성공리에 마쳤다. 배기가스 세정설비는 선박 엔진의 배기가스를 물로 세척해 황산화물과 염산, 불산 등의 유해물질을 최대 99%까지 제거하는 친환경 장치다.

현대중공업은 배기가스 세정설비와 함께 대표적 엔진 친환경설비인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에서도 독보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에 이어 배기가스 세정설비까지 개발함으로써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친환경 엔진 설비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업계 최초로 울산 본사에 고객이 LNG선 핵심설비의 성능과 안전성을 직접 검증할 수 있는 'LNG선 종합 실증설비'를 구축했다. LNG선을 위한 종합 실증설비를 갖춘 곳은 조선업계에서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현대중공업은 이 실증설비를 통해 자체 개발한 LNG연료공급시스템(제품명 Hi-GAS)의 성능을 입증하며 실제 수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초 친환경기술 보유

대우조선해양은 18만t급 광석운반선(벌크선)에 적용할 수 있는 LNG 연료탱크를 독자 개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거제 옥포조선소 내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 글로벌 선주와 선급 관계자들을 초청, 선박 시연회를 가졌다.

삼성중공업은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설비)의 핵심 장비인 LNG 재기화시스템을 독자 기술로 개발, 국산화했다. 삼성중공업은 'S-Regas(GI)'로 이름 붙인 새 시스템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증 설비시연회를 최근 개최했다. S-Regas(GI)는 글리콜 혼합액을 이용해 LNG를 기화시키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개발한 해수(海水) 직접식 재기화시스템의 후속으로 신기술을 개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기술은 해수로 LNG를 직접 가열해 기화시키는 종전 방식에 비해 부식 우려가 적고, 재기화에 사용되는 에너지도 5% 이상 절감할 수 있어서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5000t급 LNG 벙커링선을 지난해 초 세계 최초로 건조해 성공적으로 인도를 마쳤다. LNG 벙커링선은 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에 가스연료를 공급하는 배다.
주로 바다 위에서 LNG 연료 추진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김경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