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값 하락에 베팅… 채권 대차잔고 1년새 20조원 증가

美 수차례 금리인상 예상돼 채권금리상승 기대감 증가
작년말까지 46조7215억원

지난해 채권 대차잔고가 연간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미국의 수 차례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채권금리 상승(채권값 하락)을 기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채권 대차잔고금액은 46조7216억원으로 2016년 말 26조8299억원 보다 42.5%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행의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대차잔고금액은 역대 최대치인 50조2241억원(10월 23일)을 기록했다. 50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3월 최초로 40조원을 넘긴데 이어 7개월만에 10조원 급증하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채권현물이 고평가되고 선물이 저평가된 상황에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하고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매도차익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채권 대차가 늘은 영향이다. 매도차익 거래는 주식시장의 공매도 기법과 유사하다.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한국은행이 2018년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금리인상 가능성에 장기물 중심으로 헤지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1월 2일 기준 대차잔고는 46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법인세 인하 등 미국 세제개편 입법화로 인해 미국의 성장률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 3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10년물에 대차가 몰렸다.

2일 기준 대차잔고는 국고 10년 지표물 08-5 종목이 6조2640억원, 국고 10년 지표물 10-3종목이 5조233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장기물은 금리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단기물 대비 가격 변동성이 크다"면서 "헤지 혹은 베팅용으로 10년물에 대차잔고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