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글로벌 일자리 전쟁 대비해야

금년 2018년은 대한민국 건국 70주년이 되는 해다. 대한민국은 제2차 대전 이후 출범한 신생국가 중에서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유일한 국가이다. 시대 변화를 선도한 정부정책, 혁신과 도전을 추구한 기업, 나라 발전에 헌신한 근로자 등의 노력 덕분이다. 우리 선배들의 업적에 대해 세계적인 경제학자, 국제기구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2018년에도 지난 70년의 역사처럼 '번영과 성장의 엔진'이 잘 돌아가고, 정부와 국민들의 염원인 '일자리 창출'이 잘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대내외 여건의 급변은 우리의 일자리 창출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든다. 정보통신기술(ICT), 로봇, 인공지능 기술 등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모든 나라 공통으로 '노동의 초과 공급과 실업자 급증'에 직면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법 시행은 세계 시장에서 '일자리 전쟁'을 촉발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과도한 법인세율 인하를 통한 해외자본 유치 경쟁, 이로 인한 인접 국가의 궁핍화 현상 발생, 건전재정 손상을 초래하는 국가별 법인세율 인하 '조세경쟁'을 자제토록 유도해 왔다. 지난해 12월 초 유럽연합(EU)은 우리나라의 외국 기업에 대한 과도한 법인세 감면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를 '법인세 블랙리스트'에 포함한 바 있다.

그런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이 금년부터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대폭 인하함에 따라 2018년 한 해는 국가별 법인세율 인하 경쟁이 벌어지는 해가 될 것이다. 벌써 프랑스, 영국, 일본 등은 미국의 세율인하에 따라 법인세율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해외에 있는 자회사가 미국 본사에 보내는 배당소득에 대한 법인세 면제, 즉 배당소득의 '익금 불산입 제도'(송환세) 채택으로 올해 4000억달러의 해외자산이 반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향후 1조5000억달러(1630조원) 세금감면을 통해 신규 투자유치, 일자리 신설, 내수 확장과 경제성장 등 경제 선순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에서 우리의 주력수출 상품인 전자제품, 화학, 철강제품에 반덤핑관세 등 무역장벽과 통관절차 지연, 세관검사 강화 등 비관세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21%)과 우리나라(25%)의 법인세율 역전, 강대국의 보호무역 횡포, 경쟁국가의 친기업정책으로 우리 기업은 가만히 앉아서 경쟁력 저하를 당한다. 일자리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의 '국내 U턴 정책' 과 해외기업 유치도 쉽지 않다. 우리 기업이 세계 무역현장에서 '넛 크래커' 처지가 되지 아니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동양사를 전공한 어느 역사학자의 말에 의하면 "새로운 왕조의 출범 후 평균 70년까지는 국가가 융성하다가 그 이후부터 쇠퇴하기 시작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정부의 국제경쟁력 강화정책'을 들어본 지가 오래됐다. 흥망성쇠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볼 때 끊임없는 경제성장과 혁신만이 수많은 사람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대외의존적, 수출의존적 경제체제인 우리는 경쟁력은 제쳐두고 국내 문제와 과거 문제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닌지 염려된다.

연초부터 범정부 차원으로 글로벌 무역전쟁, 일자리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길 기대한다. 장기적인 국가발전과 성장동력의 원천은 우리 기업의 지속적인 '국제경쟁력 향상'뿐이다.

윤영선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관세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