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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국조’ 삐걱대는 야권.. 한국당 내부서도 균열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5 17:28

수정 2018.01.05 17:28

국민의당 "당장은 못해" 야3당 공조 일단은 불발
국방위원장 출신 김영우 "국조주장 정신나간 소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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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특사 파견 국정조사 실시를 놓고 야권 공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국정조사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지만 국민의당이 일단 보류 입장을 취하며 동력이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한국당 소속 김영우 의원(사진)마저 국정조사를 강하게 반대하면서 한국당 주도의 국정조사 명분도 상당 부분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당 차원에서 진화에 나섰으나 국정조사 불가론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부담은 여전하다.

■야권, UAE 국정조사 엇박자

5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3당 공조하에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국회에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바른정당은 소속 의원 11명 명의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터라 국민의당 입장이 확정되면 야3당 공조는 가능했다.


그러나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익과 외교관계를 아직까지도 들이대고 있는 마당에 국민의당은 지금 당장 UAE 문제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동철 원내대표는 임종석 실장을 겨냥, "임 실장은 운영위에 출석해 UAE 관련 의혹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외교문제와 관련해선 비공개 사안이 필요하다면 비공개로 진행하면 된다. 국정조사 실시 여부는 운영위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야권 공조가 일단 흐트러지면서 한국당과 바른정당 주도의 국정조사 실시는 위력이 약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일단 오신환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면 비공개라도 하고, 국가 이익이 걸려 있는 사안이면 어떻게든 설명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의혹만 커지니까 정권에 관계없이 조사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해 국정조사 필요성을 피력했다.

■한국당 내부마저 반발

UAE와의 관계 훼손 의혹을 야기한 정권이 이명박 정권인지, 박근혜 정권인지, 문재인 정권인지를 놓고 책임공방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야권 주도의 국정조사 카드 약발은 다소 떨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의 공조 회피에 이어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UAE 국정조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단일대오는 무너지고 있다.

국방위원장을 지낸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과거 국가 간에 맺은 협정이나 약속에 대해 국정조사하자는 주장도 국가 간 신뢰외교를 위해선 정신 나간 소리"라고 지적했다.

복당파 중 한명인 김 의원이 복당 이후 조용한 행보를 보이다 이같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한국당 주도의 국정조사 추진 명분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의원은 "국정조사는 이해당사자 모두를 불러야 제대로 된 조사가 가능하다. 국회 국정조사에 외국의 정책결정자를 부를 수 있겠나"라며 "이번 임 실장 문제에 있어 외교문제를 국내정치화해선 절대 안된다.
올림픽을 여는 마당에 외교적인 역풍이 예상되는 일을 정치권이 앞장서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영우 의원은 "UAE 관련 국정조사 불가론은 국가 간 협정이나 비공개 약속을 까발리는 것은 안된다는 의미"라며 "그외 임 실장의 말바꾸기나 석연치 않은 방문행태는 설명돼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에게 "김 의원의 주장은 유승민 의원(바른정당 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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