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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Why] 인구 늘었다면서… 서울만큼 안오르는 경기도 아파트값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7 19:52

수정 2018.01.07 19:52

서울 11% 오를 때 경기는 2%대 그쳐
아파트값 동조화 사라져 ..경기권 과잉공급 주원인
올 16만 가구… 역대 최대
전문가 "교통.기업.소형 등 3대 조건 충족 옥석 가려야”
성남.하남.구리 등 대표적.. 2년간 상승률 '두 자릿수
쏟아지는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의 집값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지방 부동산은 미분양이 계속 늘어나며 좀처럼 터닝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도시재생뉴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신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새로운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파이낸셜뉴스는 좀처럼 갈피를 잡기 힘든 부동산 시장의 이슈를 'WHY' 라는 물음표를 통해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부동산 Why] 인구 늘었다면서… 서울만큼 안오르는 경기도 아파트값


항상 등락을 함께 해오던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 따로 놀고 있다.

이미 2016년을 기점으로 인구 1000만명 이하로 떨어진 서울 집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올해 안에 인구 1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도 집값이 오히려 게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의 '수요-공급'의 이론 상 인구가 늘면 집값도 상승하는 것이 정상인데 현실은 정반대인 셈이다.

■서울 11.44% 오를 때 경기도 2.98% 올랐다…왜?

7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기준 경기도 인구는 2016년 연말 대비 1.1% 증가한 1285만명으로 집계됐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인근 경기도로 떠난 탓이다. 실제 서울 인구는 같은 시기 987만명으로 7년 연속 감소했다.

문제는 최근 서울 아파트값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경기도의 아파트값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하반기 이전까지만 해도 경기도 집값은 서울과 동일한 곡선을 그렸다. 2007년 하반기 서울이 0.86% 상승할 때 경기도도 0.62% 올랐고, 2008년 하반기 서울이 6.15% 하락할 때 경기도도 6.30% 떨어졌다.

이후에도 흐름은 비슷했다. 2011년 하반기부터 1년 동안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동반 약세를 기록했고, 2013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2014년 상반기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값은 각각 0.85%, 0.66% 올랐지만, 2015년 이후엔 서울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경기도는 횡보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의 작년 아파트값 상승률을 두고 보면, 그 격차는 더욱 뚜렷해진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한 해 평균 11.44% 급등했다. 잠실주공5단지, 장미아파트와 같은 재건축 이슈가 있는 송파구는 상승률이 20%를 웃돌았다. 이에 비해 경기도 아파트값은 고작 2.98% 상승하는데 그쳤다. 안성의 경우는 지난 2015년 연말 이후 작년 12월 15일까지 0.91%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동조화' 현상을 보여오던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값 매매 변동률이 급격히 벌어지게 된 첫 번째 이유로 '과잉공급'을 꼽았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위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대출 등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경기도 입주물량도 2014년부터 늘어나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 한 해 경기도 아파트 입주물량은 1990년 이후 역대 최대인 16만 가구가 예정돼 있다. 2019년 역시 12만 가구가 대기 중이다. 2년 동안 약 28만 가구가 공급된다.

■교통망, 기업체, 소형평형 '3대 조건' 봐라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기도 내에서 '옥석 가리기'를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실제 경기도 내에서도 하남(12.73%), 구리(12.31%), 과천(11.76%), 성남(11.56%), 안양(11.19%) 등은 지난 2015년 연말이후 작년 12월 15일까지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서울까지의 교통망 기업체 등의 배후수요 인기좋은 소형평형 등 3가지 조건을 유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실제 지난해 경기도 내에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하남과 구리, 성남 등의 공통 분모이기도 하다.

하남과 구리는 교통망을 확보했다. 서울 강동과 연결되는 지하철 5호선(2018년 연말 개통) 연장선이 미사지구와 풍산지구까지 연결된다. 구리도 지하철 8호선(2022년 개통) 연장 구간과 서울~세종고속도로(2025년) 등이 개통된다. 여기에 작년 11월 '경기북부 2차 테크노밸리'에 구리와 남양주가 포함됐다.

성남도 마찬가지다.
지난 연말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던 '제1판교테크노밸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제3차까지 추가 지정돼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밖에 고양은 2016년 6월 경기북부 테크노밸리로 선정됐고, 화성은 삼성전자와 가까운 동탄테크노밸리가 조성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올해가 경기도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는 첫 해로 올해에만 중형면적(60~85㎡이하)이 1만3258가구가 입주하는 동탄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 와중에도 '옥석가리기'는 이미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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