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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펀드 어때요?] 한화자산운용 '한화아세안레전드펀드'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7 20:08

수정 2018.01.07 20:08

아세안 국가별 전문가가 종목 결정해 투자
관광지 아닌 투자 유망국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5개국에 집중 투자
[이런 펀드 어때요?] 한화자산운용 '한화아세안레전드펀드'

'아시아의 과거 10년을 중국이 주도했다면, 향후 10년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주도할 것이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내놓은 '한화아세안레전드펀드'는 그간 관광지로 우리에게 익숙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아세안 5개국에 집중 투자한다. 과거 10년간 중국 증시가 고성장을 일궈내면서 해외펀드의 핵심축을 이뤘다면 향후 10년간의 성장동력은 이들 아세안 5개국이라는 설명이다.

한화자산운용 아시아에쿼티운용팀 양우석 부장은 "아세안 국가들은 금융위기 대비 2배 이상 외환보유액이 증가했고, 5개국의 경우 증시가 서로 달라 분산투자 효과가 크다"며 "이 상품은 본사와 싱가포르 현지법인의 운용팀이 서로 협력해 보텀업 전략 방식으로 운용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5개국 종목을 업종 담당 매니저가 아닌 지역전문가가 담당하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양 부장은 "5개국 증시의 연도별 수익률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지역전문가들이 종목을 발굴토록 했다"며 "같은 섹터라도 나라마다 상황에 따라 주가가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시황과 업황을 고려해 투자비중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예상하는 2018년 아세안 국내총생산(GDP) 평균 성장률은 5%대다. 한화아세안펀드는 GDP 성장률 대비 최소 1~2%포인트의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11월 설정된 이 펀드의 최근 1개월 성과는 1.34%(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 3일 기준) 수준이다.

양 부장은 아세안지역 투자 매력과 관련, "주요 인구 대국인 필리핀, 베트남의 1인당 GDP가 2000달러 이상으로 성장해 개인 소득과 자산이 확대되고 있다"며 "아세안 지역의 인구는 세계 3대 대국(6억4000만명)에 속하고, 중산층 규모 역시 2009년(8000만명 규모) 대비 2030년에는 4억9000만명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싱가포르는 글로벌 경기 수혜와 밀접해 수혜가 크다는 진단이다.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경기가 안정적으로 예상되는 만큼 싱가포르 역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많은 인구(2억6000만명)를 보유한 인도네시아도 2014년 10월 조코 위도도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의 개방정책과 맞물려 외자 유치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에 휴대폰 공장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기업들이 현지에 생산기지를 거점 삼는 것은 노동자와 소비의 증대를 늘려 긍정적이라는 견해다.

양 부장은 "필리핀은 현재 환율 약세로 인한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초과한 데다 영어권 국가이고, 인력 수출 구조형이라 성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태국은 2016년 사망한 국왕의 애도기간이 끝난 후 침체됐던 소비의 개선을 아직 예단하기 힘들고, 말레이시아도 순원유 수출국이기 때문에 원유 및 원자재와 가격 연동 효과가 높아 중립적인 의견을 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유럽연합(EU)을 표방하며 2015년 말 출범한 아세안경제공동체가 시간이 지날수록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양 부장은 아세안펀드 투자 전략 조언으로 기본 3년 이상 믿고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투자 유의점과 관련해선 환노출형 전략을 택하다보니 이에 대한 사전 검토를 병행하라는 조언도 내놨다. 신흥국은 통상 환노출형 전략을 선택하는 게 성과에 긍정적이다.

그는 "펀드가 5개국 통화 주식을 사기 때문에 원화 흐름과 성과가 연동한다"며 "과거 5년 간 원화가 강세였기 때문에 펀드 성과엔 사실상 영향이 좋지 못했으나 현재는 원화가 많이 절상된 국면이어서 신흥국에 투자하기 나쁘지 않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동안 관광지 이미지로만 인식된 아세안국가들을 장기적으로 투자 유망국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초반 중국이 투자처로 급부상했을 당시 공산국가라는 인식이 커 투자 타이밍을 놓친 것과 같은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양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APEC에 참석해 동남아 국가를 외교대상국으로 격상시키는 신남방정책을 펼친 것도 투자 호재"라면서 "투자자들이 아세안국가를 유망 투자처로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야 장기적으로 고수익을 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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