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영 칼럼]

사회적 대타협으로 3만달러 시대 열자

지령 5000호 이벤트

대도약의 호기를 놓쳐선 안돼.. 文대통령이 타협 이끌 적임자
노동계도 대화에 적극 나서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의 공통점은 무얼까. 주요 선진국이라고 답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 밋밋하다. 이들은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이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달러를 넘는 나라다. 줄여서 '5030'으로 불린다. 현재 지구상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는 나라가 27개국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구가 5000만명에 미달한다. 캐나다는 G7(서방 선진 7개국)에 들지만 인구(3562만명)가 적어 5030에는 들지 못한다. 스페인과 호주도 마찬가지다. 중국이나 러시아, 브라질 등은 인구는 대국이지만 1인당 소득이 1만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인구와 소득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 나라는 6개국뿐이다. 한국이 올해 7번째 국가로 거기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한다. 1인당 소득이 3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인구는 2012년에 5000만명을 넘어섰다. 1인당 소득은 1995년에 1만달러, 2007년에 2만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다시 1만달러대로 주저앉는 등 한동안 답보 상태였다. 영원히 3만달러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적지 않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지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물론 아직은 전망이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6년에 2만756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2만9000달러는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3%대 성장을 실현한 데다 원화도 상당폭 절상됐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장률과 원화절상률을 합쳐 4%만 넘어도 3만달러 돌파는 무난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이 5030 그룹에 들어간다는 것은 곧 선진 강국 대열에 올라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적 같은 일이다. 5030 국가들 가운데 미국, 일본, 독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소한 나머지 절반, 즉 영국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는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의 국가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러자면 경제.사회 저변에서 대변혁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 경제는 1인당 소득 3만달러에 부합하는 경제체질과 지속 가능한 성장잠재력을 갖추고 있는가. 우리 정치와 사회는 대화와 타협,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선진국 수준에 걸맞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첫 관문이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생각한다. 3만달러를 넘어 4만, 5만달러 시대로 가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예를 보면 분명하다. 독일은 2000년대 초반 노사정 대타협과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유럽의 최강국으로 부상했다. 지금 프랑스의 마크롱 정부도 그 길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이 한 단계 올라서는 길로 가느냐, 정체와 퇴보의 길로 가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노동계가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것은 길게 보면 자해행위와 같다.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개선, 지속성장이 모두 여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노사정은 속히 대화채널을 복원해 사회적 대타협에 나서야 한다.
노동계에 거부감이 적은 문재인 대통령이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최적임자다. 욕 먹을 각오를 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을 도출해낸다면 역사에 길이 남을 대통령이 될 것이다.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