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로]

60년만에 돌아온 무술년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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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가 밝은 지 일주일이 지났다. 음력으로는 아직 정유년(丁酉年)이지만 편의상 양력을 적용하면 무술년((戊戌年) 두 번째 주다.

2018년 무술년은 육십간지 중 35번째이고, 60년 만에 돌아온 개의 해다. 무술년 의미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 60년 전인 1958년 무술년을 보내면서 쓴 12월 31일자 경향신문의 '기자석((記者席)'이 눈에 들어왔다.

정치부에 몸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기자는 1958년 무술년에 대해 '정말 개 같은 한 해'라고 평가했다. 아마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부통령 체제를 비꼬며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암울했던 시대상을 '개 같은 한 해'로 절묘하게 표현했던 기자의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지난해 정유년은 '기자석' 표현을 빌리자면 '개 같은 한 해'였다. 대통령 탄핵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놓고 찬반집회가 격화됐고,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국민들의 자존심이 심하게 훼손되기도 했다.

이후 '인터넷 댓글과 정치 개입' '문화계 블랙리스트' '국정원 특별활동비' 등을 놓고 '적폐청산'과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여야 간 정쟁의 연속이었다.

막판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입국을 놓고도 온갖 추측이 난무하면서 뉴스 자체가 짜증이 날 정도였다. 정치가 시끄럽다 보니 경제 주름살도 펴지지 않았다. 사상최대의 무역수지 흑자, 3%가 넘는 경제성장률 예상, 코스피지수 2500 돌파 등 수치상으로는 좋았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서민들이나 중소.영세사업자들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 집값 고공행진 등으로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더욱 어려워졌다.

돌이켜보건대 지난해에는 코스피.코스닥시장 활황을 빼고는 좋았던 기억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다행히 해가 바뀌면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기대가 크다. 새해벽두부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반도에 드리워진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는 기회다.

정치 역시 정쟁보다는 민생으로 눈을 돌려 서민과 중소.영세상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경제는 대중소가 상생할 수 있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다.

1958년 이후 60년 만에 돌아온 무술년. 60년 전 기자석에서 언급됐던 '개 같은 한 해'가 아니라 '황금 개띠 해'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shin@fnnews.com 신홍범 증권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