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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AI 왓슨 도입 1년] 부산대학교병원 김형회 의생명연구원장 "암 유전자 변형 분석으로 환자 맞춤치료 가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8 19:48

수정 2018.01.08 19:48

(2) 부산대학교병원 김형회 의생명연구원장
폐암치료율 80%까지 높아져.. 한국형 인공지능 개발도 준비
부산대학교병원 김형회 의생명연구원장
부산대학교병원 김형회 의생명연구원장

"왓슨 도입과 함께 유전체 분석까지 같이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습니다."

김형회 부산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장(진단검사의학과 교수.사진)는 8일 왓슨과 함께 도입한 유전체 분석의 강점에 대해 강조했다.

부산대병원은 지난해 1월 IBM 왓슨 포 온콜로지와 왓슨 포 지노믹스를 함께 도입했다. 왓슨 진료는 지난해 기준으로 300건이 넘었고 지노믹스는 100건이 넘었다.

암 환자가 진료를 받은 후 수술을 하기 위해 조직을 떼내어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검사를 하게 된다. NGS 검사를 하게 되면 암의 유전자가 어떻게 변형됐는지 알 수 있다.


하나의 암 조직도 유전자 변형이 수 십가지다. 이 유전자 변형에 따라 치료제를 다르게 사용하면 치료가 더 쉬워진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조직 검사를 해도 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이 다 같았다. 하지만 신약 개발로 치료제가 다양해지면서 맞춤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폐암 환자의 경우 유전자 변형에 따른 약을 골라주면 치료율이 20%에서 70~80%로 올라가게 된다. 이게 바로 정밀의료다.

김 연구원장은 "앞으로 환자에게 맞춤 암치료를 진행하려면 유전체 검사도 같이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환자 개개인 별로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부터 NGS 검사는 인정비급여를 받을 수 있어 환자 부담금이 50%로 줄었다.

왓슨 포 온콜로지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따로 수가를 받지 않는다. 환자는 다학제 진료에 대한 비용만 부담하게 된다. 또 왓슨의 경우 현지화 과정이 필요하다.

김 연구원장은 "위암의 경우에는 왓슨의 조언보다 국내 의료진의 의견이 훨씬 더 낫다"며 "이는 인종별로 암 환자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방암과 폐의 경우에는 왓슨의 의견이 좀 더 진료에 도움이 되지만 국내에서 환자가 많은 위암은 우리나라 의사들이 치료 의견을 더 잘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는 위암의 경우에는 서울과 지방병원의 수준차이가 많이 좁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왓슨이 미국에서만 사용하는 치료법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우리나라 보험에서 허가해주는 약과 미국에서 사용하는 약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자 데이터가 아직 부족한 것이다.


김 연구원장은 "왓슨도 각 나라별로 보험 체계나 허가 약물 등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현지화 과정이 아직 필요하다"며 "현재는 데이터만 쌓는 게 문제가 아니라 한번 더 발전할 수 있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은 왓슨 진료를 토대로 '한국형 인공지능' 개발도 정밀의료센터에서 준비하고 있다.


김 연구원장은 "의료계에서도 아직 인공지능 도입 초기이므로 다양한 인공지능이 개발돼야 한다"며 "결국 환자 진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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