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빚더미 광물자원공사가 보여준 교훈

공기업 부실경영 책임 묻되 자원개발 싹은 잘라선 안돼

이명박정부 시절 무리한 해외자원 개발로 수조원대의 손실을 본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부도 위기에 놓였다. 누적된 빚이 4조원에 육박해 시장에서는 파산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파산할 경우 한국부동산신탁에 이어 파산 2호 공기업이 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오는 5월 해외사채 5억달러(5650억원) 만기가 돌아오는데 갚을 여력이 없다.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부도가 불가피하다. 광물자원공사는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2008년부터 대규모 해외투자를 시작했다. 멕시코 볼레오 동광과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투자가 화근이었다. 당시에도 볼레오 동광은 해외 업계에서조차 100년 전부터 채굴이 계속돼 사업성이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해외자원 개발을 중시한 이명박정부의 방침에 따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 이후 세계경기 불황으로 자원가격이 떨어지면서 공사는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였다. 2015년과 2016년 사이에만 적자가 3조원을 넘었다. 자본금 2조원이 모두 소진됐고 부채비율이 6900%에 이른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현재 공사의 회사채 발행잔액은 국내 및 해외 사채를 포함해 총 3조7158억원이다. 공사는 1조원 증자를 추진했지만 지난해 말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부실 공기업을 국민 혈세를 동원해 연명시키고, 이를 통해 부실을 더 키우는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 민주당의 광물자원공사 증자 법안 부결은 그런 의지를 내보였다고 평가할 만하다.

다만 해외자원 개발의 특수성도 감안할 필요는 있다.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사업이다. 자본의 회임 기간도 보통 10년 이상으로 길다. 투기성이 높아 고도의 전문성과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사업에 정치권이 개입해 단기에 승부를 보겠다고 덤비면 결과는 필패다. 광물자원공사의 부도 위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외자원 개발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로서는 당장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계속해야 할 사업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늦어도 3월까지 광물자원공사 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공사에 부실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 다만 세계 자원가격이 회복되는 추세인 만큼 해외 자원개발의 싹은 살려가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