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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에 듣는다] 2018년 '진정한 지방자치'의 원년 되길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9 16:23

수정 2018.01.09 16:23

[자치단체장에 듣는다] 2018년 '진정한 지방자치'의 원년 되길

나라 정책이 각기 지방정부의 실정과 서로 맞지 않아 이런 이유로 시민들이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그 뜻을 펼치지 못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퍼뜨려 나누려 하니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헌법을 바꾸어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할 것이다. '여민정음(與民正音)'. 지난 2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29명이 '지방분권형 개헌'을 촉구하는 대국민 공동신년사를 발표하며 소개한 글이다. 위민정신으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에 착안해 만든 것으로 '지방분권형 개헌으로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고자 한다'는 내용이다.

여민정음의 뜻에 함께하는 지방정부 단체장들이 무술년 새해벽두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광화문광장에서 울려퍼졌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국민의 외침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1995년 본격적으로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후 23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여전히 '2할 자치'에 머무르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의 세수 규모가 80%대 20%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분권'은 허울 좋은 수사일 뿐이다. 헌법적 제약으로 지방행정의 대부분이 중앙정부 법률로 통제되고 있다. 지방정부는 권한도 재원도 제약을 받는다. '자치단체'이지만 여전히 지역 문제에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중앙정부에서 정책을 결정하면 그것을 집행하는 수준이다. 예산도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금 모든 지자체가 지방분권개헌을 외치는 이유다.

지방분권의 진정한 목표는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핵심과제이자 시대의 소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분권이 국가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면 우리나라 전체에 활력이 생길 것이다. 지방분권으로 강화될 풀뿌리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 운영방식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지자체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정치권은 개헌 추진 일정 등을 두고 소모적인 공방만 벌이고 있다.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했던 정치권과 국회의 약속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 때 개헌투표를 하지 못하면 지방분권형 개헌은 사실상 물 건너갈 수 있다. 매우 걱정스럽다.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개헌을 이용하면 안된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지방분권형 개헌을 위해서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금은 지방분권형 개헌의 '골든타임'이다. 2017년이 촛불의 힘으로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킨 해였다면, 2018년은 지방분권형 개헌안을 국민투표로 결정하는 역사적인 해가 돼야 한다.
광장의 민주주의를 일상의 민주주의로 확장하는 2018년이 되길 바란다. 주권자인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염태영 수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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