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칼둔 “韓·UAE 이혼 없는 결혼했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9 20:20

수정 2018.01.09 21:46

文대통령 “이제는 뜨겁게 사랑하자”
문재인 대통령과 35분 접견.. 양국 의혹 관련 극적봉합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UAE 우리 양국은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 가톨릭식 결혼을 했다."(칼둔 UAE 왕세제 특사)

"결혼했으니 뜨겁게 사랑하자."(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세제의 특사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행정청장(총리급)을 접견한 자리에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전면적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자며 이 같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35분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이뤄진 면담에서 "양국 관계를 '아크(Akh.형제)부대'의 이름처럼 진정한 형제국가 관계로 그렇게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밝혀 아크부대 파병 등의 문제에 협력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아크부대 파병이 종전대로 재연장, 유지될 것임을 언급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밝힌 이명박정부 당시 한.UAE 간 비밀협약(유사시 한국군 자동개입) 처리 방향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자제하는 한편 이날 접견의 최대 성과가 양국 외교부.국방부 간 2+2 전략대화를 개시하기로 한 점이라고 강조, 현 시점에선 '봉합'에 집중하면서 시간을 갖고 이 문제를 풀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래지향적 대화가 90% 이상이었다"면서 "이것이 어쨌든 '봉합' '해소'라고 표현도 되겠지만 그런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칼둔 특사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가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을 희망하고 있다는 뜻과 함께 친서를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UAE 측은 올해 말 바라카 원전 준공에 앞서 조기에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을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칼둔 특사에게 소위 'UAE 미스터리'로 한달간 언론의 집중 주목을 받은 임종석 비서실장을 가리키며 "우리 임종석 비서실장과 좋은 대화를 나누고 오셨다고 하니까, 임종석 실장 이야기는 바로 '제 뜻'이라고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겠다"고 말해 임 실장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칼둔 특사는 앞서 이날 오전 11시10분부터 3시간30분가량 청와대 인근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임 실장과 오찬을 겸한 회동에서 수차례에 걸쳐 "외교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완전히 터놓고 말하겠다"고 말했으며, 이 자리에선 '친구' '진심' 등의 단어가 여러 차례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바라카 원전 건설 성공적 완공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며 UAE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에 공동으로 진출하자는 의견을 나눴다.
아울러 태양광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사업, 관광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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