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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8] AI 격돌…LG "오픈 전략" vs. 삼성 "코어는 우리가"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0 10:00

수정 2018.01.10 10:00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8'에서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자(CTO)가 기자들에게 LG전자의 인공지능(AI) 기술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8'에서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자(CTO)가 기자들에게 LG전자의 인공지능(AI) 기술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권승현 기자】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플랫폼의 개발방향을 두고 맞대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되 나머지는 타사와 전면적으로 협력한다고 밝혔지만, 삼성전자는 코어(핵심) 부문만큼은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오픈 전략'으로 최적화된 AI 서비스 제공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자(CTO)는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8'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AI 관련 전략을 발표했다. 박 CTO는 LG전자와 타사의 AI 플랫폼이 공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술은 설치돼 있는 환경에 따라 가장 빠르게 최적화돼야 한다"며 "LG전자 기기가 특화된 영역에서는 우리 AI 플랫폼이 차별화될 것이고, 이밖에 다양한 서비스는 협력 파트너를 통해 제공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개방'을 기반으로 구글, 아마존, 네이버 등과 같은 기업의 AI 기술을 LG전자 기기에 적용한다는 뜻이다. 실제 'LG 올레드 TV 씽큐'와 AI 스피커 '씽큐 스피커'에는 구글의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돼 있다. 또 LG전자는 네이버와 협력해 AI 스피커 '씽큐 허브'를 내놓기도 했다.

박 CTO는 LG전자 AI 플랫폼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영역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생활가전을 통해 만들어지는 데이터는 모바일이나 쇼핑으로 만들어지는 것과는 다르다"며 "'딥씽큐(LG전자의 AI 플랫폼)'는 LG전자 기기에 맞춰 심도있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이 CES 2018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이 CES 2018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5억개 제품 연결하는 코어 부문은 양보 못해
반면 삼성전자는 자사 AI 플랫폼 '빅스비'를 밀어붙인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날 CES 2018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은 코어 부문은 빼고 타사와 협력한다고 언급했다.

김 사장은 "구글, 아마존 등과 CES에서 미팅을 갖고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코어 부문마저도 우리 것을 하지 않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여러 제품을 민첩하게 연결하려면 핵심 부분은 우리 스스로가 내재화해서 해결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 기반의 AI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AI 기술은 디바이스 중심으로 출발했다"며 "매년 5억여개의 스마트 디바이스를 시장에 내놓고 있는 만큼 궁극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AI 기능이 월등해질 거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에 빅스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삼성전자, 어디가 웃게 될까
이번 CES 기간 중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서로의 AI 플랫폼을 비교하는 질문에 각자의 방식에 확신을 갖고 답했다.

박 CTO는 '(삼성전자는) 코어마저 자신의 것을 하지 않는 건 옳지 않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LG전자도 기기에 특화된 기능을 심도있게 발전시킬 계획이지만, 그것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닫힌 시스템으로는 힘들 거라고 보기 때문에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해 좋은 가치를 제공하는 오픈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 역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코어라고 표현한 건 우리 자신의 것을 가지고 있으면 앞으로 유연성이 높고 편리하다는 뜻"이라며 "무엇을 하고자 할 때 방향성도 쉽게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자기 신발 신으면 편하고 남의 신발 불편하다는 관점에서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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