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제의 법조인] 김영종 송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검사 출신으로서 불의 앞에 당당해질 것”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0 19:28

수정 2018.01.10 19:28

AMOLED 기술 해외유출, 토익.텝스문제 유출 적발한 첨단범죄수사분야 '특수통'
"경험 바탕으로 정의실현"
[화제의 법조인] 김영종 송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검사 출신으로서 불의 앞에 당당해질 것”

"대한민국 검사 출신으로서 양심 팔지 않고 불의 앞에서 당당한 법조인이 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첫발을 내딘 송결법률사무소의 김영종 대표변호사(53.사법연수원 23기.사진)는 10일 "검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억울한 분이 없도록 도와드리고, 사회에 공헌도 하고 싶어 변호사를 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의 말대로 그가 검찰에서 얻은 경험은 풍부하다. 1994년 서울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한 그는 법무부 검찰국 검사, 춘천지검 강릉지청 부장검사, 청주지검 영동지청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중수부 첨단범죄수사과장 등을 거쳐 의정부지검 차장검사와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을 역임했다.

특히 검찰 재직 당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기술을 해외로 유출한 협력업체 직원과 토익(TOEIC).텝스(TEPS) 등 영어어학능력 공인시험 문제를 빼돌려 학원생을 유치하는 데 활용한 해커스학원의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등 특별수사 및 기업범죄, 기술유출 등 첨단범죄수사 분야에서 '특수통'으로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2003년 평검사였던 김 변호사는 전국에 생중계된 '노무현 대통령과 전국 검사와의 대화'에서 노 대통령이 취임 전 부산지검 동부지청 고위 간부에게 청탁 전화를 넣었던 사실을 지적,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해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에서 주로 특별수사.범죄정보.첨단범죄수사 분야를 담당해서인지 변호사가 돼서도 이런 분야에 집중한다"면서 "그러나 송결은 특허.명예훼손.성폭력.의약 등 다양한 사건을 변론하고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근 김 변호사는 사무장은 그대로 있는데 병원장들이 계속 바뀌면서 사무장 병원으로 오해받는 병원 사건을 맡아 '혐의없음' 처분을 이끌었다.

김 변호사는 "병원 측이 128억원을 반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지만 검사 때처럼 관련 자료들을 분석하고 일일이 관련자들을 만나 확인한 뒤 의견서를 작성, 변론에 나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송결'이란 사무소명처럼 소나무와 같이 올곧고 향긋하고 맑은 냄새가 나도록 사무소를 이끌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래서인지 그는 명예 관련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무료 혹은 실비만 받고 공익소송에 나서고 있다.

김 변호사는 "송결은 중학생 때부터 쓰던 호(號)인데, 정의감을 바탕으로 치밀하면서 묵묵히 성실하게 변론하는 것을 송결의 가장 큰 장점으로 만들고 싶다"며 "직원들에게 의견서 등 기록에 오타 하나라도 생기지 않도록 몇 번씩 검토하라고 지시하고 의뢰인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사랑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양형 기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양형은 판사의 재량이라고 인정한다"면서 "일반 시민이 참여해 양형 기준을 만드는 국민양형위원회가 설치되면 유전무죄나 전관예우 같은 문제가 많이 사라지고, 투명하고 서로 신뢰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초로 김 변호사는 2009년 대법원 토론회에서 양형이 헌법 제27조에 규정한 '법관으로부터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내재한 헌법상 기본권'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최근 적폐 수사에 집중해 피로감이 높아진 검찰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검찰은 구성원들의 국가관이 매우 투철하고 능력도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있다. 그래서 구성원 간에는 만족도가 높지만 국민의 눈높이도 충족해야 하는 어려움을 늘 갖게 된다"며 "세계대법원장 회의에서 채택됐던 구절이기도 한데 '정의도 중요하지만 정의롭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을 후배들이 늘 새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대중 선생의 글처럼 엄하면서도 잔인하지 않고, 화목하면서도 휩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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