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제주형 분권모델 완성, 4·3항쟁 전국화·세계화 역점 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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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장의 신년 구상] 원희룡 제주도지사
지속가능한 발전과 모두가 행복한 더 큰 제주 위해 최선

저가관광 개선, 개별 관광객 확대, 해외시장 다변화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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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좌승훈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올초 도지사 집무실에서 진행된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는 4·3항쟁 70주년 제주 방문의 해이자, 지방 분권의 해”라며 “도민과 함께 4·3이 남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에도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인터뷰 내내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도지사 재선과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의 연속성을 감안하면 그에게 주어진 과제가 만만치 않아서다. 그렇지만 그가 이뤄낸 적지 않은 성과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원 지사는 “도지사 권한을 나누기 위해 협치를 도입했고, 대중교통, 주택, 쓰레기 등 도민 삶의 질과 관련 있는 정책을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추진했다”며 도정 성과를 강조했다.

까다로운 질문도 피하지 않았다. 원 지사는 재선 도전여부에 대해 “현직 지사가 지금 시점에서 출마를 언급하면, 제주의 미래를 위한 정책들이 좌표를 잃거나 선거 분위기가 조기 과열될 수 있다“며 ”지금은 도정에 전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여운을 남겼다. 최근 불거진 당적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어느 당에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개혁보수가 가야할 새로운 정치 틀을 마련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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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와 일문일답.

■ 도지사 재선 도전 선언은 시기만 남았을 뿐, 기정사실로 돼 있다.

정치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 도민이 원한다면,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을 각오가 돼 있다. 그러나 내일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지방선거는 5개월 이상 남았다. 도민에게 무한 책임이 있는 도지사에서 가장 막중한 책무는 절박한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지금은 도정에 전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적당한 시기에 이르렀다고 판단이 설 때 공식적으로 밝히겠다.

■ 지난 3년 6개월 재임 기간 동안 가장 잘한 일과 아쉬운 일을 꼽는다면?

자연과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사심 없이 일했다. 더 큰 제주, 새로운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우선, 대규모 개발 가이드라인 설정, 환경영향평가 기준 강화, 외국인 투자 영주권 제한, 불법 취득 농지 처분 명령, 부동산 쪼개기 매매 차단 등 강력한 난개발 억제 정책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만성적인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일으키던 대중교통체계를 30년 만에 개편해 보행자와 교통약자 중심으로 교통복지를 확대하고, 대규모 투자기업 도민 80% 고용,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등 미래를 열기 위한 준비도 튼튼히 다져왔다.

강정 민군복합형 관광미항과 제2공항은 주민입장에서 불만과 상처가 깊을 수밖에 없는 사안들이다. 행정은 법과 제도의 범주 안에서 봐야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심적으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끊임없는 대화는 물론, 현장에서 도민과 함께 해답을 찾아나갈 것이다.

■ 새해 제주도정 방향은?

올해는 4·3 70주년과 개헌을 앞두고 있다. 4·3 70주년 제주 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개헌에 따른 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를 위한 논리를 준비해야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우선 제주특별자치도의 분권 모델 완성과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이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는 만큼, 변화와 혁신의 해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성장의 엔진을 더 효율적으로 끌어올리고, 성장과 분배의 깊이와 폭을 개선하며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관광의 질적 성장과 더불어 1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 대형 투자사업과 도민의 일자리를 연계시키는 정책을 강화하고, 일자리 친화적인 산업과 분야를 확대해 나가겠다. 스마트관광,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정책도 차질 없이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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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분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견해와 도의 분권 전략은?

제주는 대한민국의 분권 1번지이자 선도지역이다. 제주의 분권모델 완성이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지역발전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가 참여하는 제주-세종 특별위원회도 본격 운영되고 있다.

지방분권의 핵심은 자기결정권이다. 고도의 자치권을 바탕으로 마을자치 등 제주형 분권모델을 완성하고, 성공 사례를 확산시켜 지방분권국가 실현을 앞당기겠다. 현재 제주도의 분권 전략은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을 이루기 위한 다른 지역과 연대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특별지방정부의 헌법적 지위 확보를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다.

■ 제주 관광이 위기다, 중국에 편중된 시장 구조가 그렇고 고착화된 저가 관광,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양적 성장으로 인한 과제, 중국인 관광객 편중 등 제주관광이 안고 있는 한계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저가관광 개선, 개별 관광객 확대, 해외시장 다변화를 3대 핵심과제로 하는 제주관광 질적 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저가관광 개선을 위해 관광진흥법 개정 등 정부 차원에서 송객 수수료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계속 건의하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해 올해부터 도민과 관광종사자 3만 명에 대한 관광교육도 실시하게 된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개별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스마트관광, 대중교통 체계 개편, 제주관광정보센터 개설, 제주관광품질인증제 모형 개발, 관광약자 접근성 개선 사업 등 제주관광 불만족 요인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역별·연령별 고객 맞춤형 마케팅, 제주만의 색깔을 입힌 체험형 관광상품 개발 등을 통해 장기 체류 및 개별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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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규모 인구 유입으로 쓰레기 처리와 상하수도 시설 확충에 따른 환경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책은?

오랫동안 손대지 못했던 성장통을 해결하기 위해 보행자와 대중교통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 자원순환형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민간에서 공공주도로 바꾼 제주형 공공임대주택 등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향후 과제는 크게 3가지 축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첫째, 행복한 삶을 위한 교통·주거 등 공간 인프라 혁신이다. 둘째, 도민생활과 밀접한 쓰레기와 상하수도 등 환경 인프라 혁신이다. 셋째, 난개발 방지와 에너지 자립 및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등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미래 인프라 혁신이다.

■ 제주도 주택정책이 민간주도에서 공공주도로 전환했다. 그러나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고 주택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택공급은 시장 흐름에 따라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 2015년 전후에도 미분양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 매매가 됐다. 현재 제주도 무주택 서민이 40%를 넘는다. 제주개발공사, LH,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함께 2025년까지 행복주택 7000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신규 택지는 새 정부의 주택정책과 수요 흐름을 반영하고, 사업방식과 우선순위 등을 보완하고 있다.

■ 제2공항 개발 예정지 주민 반대가 계속되고 있다. ‘제2 강정마을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주민 요구로 정부의 사회간접시설 사업지 선정에 대한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제주 제2공항이 처음이다. 지금은 타당성 재검증이 요식 행위가 아니라, 최대한 객관성과 공정성에 입각해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도록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타당성 재검증에 따른 공개 설명회와 토론회, 재조사 모니터링 등 주민참여 방안을 제시했다. 재검증 과정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공정하게 잘되고 있는지 감시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후속조치를 통해 해소해야 한다. 만약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저부터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의혹이 해소된다면, 공항 기본계획 수립과 후속절차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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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시대, 제주 미래 유망산업 육성 전략은?

‘탄소 없는 섬’에서 진일보한 ‘에코 스마트랜드, 제주’가 목표다. 인공지능과 센서, 사물인터넷, 5G 등 신기술을 끌어 모아 자율주행차와 스마트관광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교통체계와 에너지 신사업, 산업구조와 생활문화까지 대대적으로 융합해 간다는 구상이다.

관광과 1차 산업도 첨단기술과 창의를 접목하면, 미래 신사업이다. 스마트 기술을 융합한 농축수산업, 식품가공, 뷰티·향장, 전기차, 에너지신산업, 관광, 웰니스케어, 3D프린팅, 청정산업 등을 제주 미래 유망산업으로 선정했다. 올해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공 와이파이(WiFi) 설치도 완료된다. 앞으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제주형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중심으로 대비해 나가겠다.

■ 당적 변경 가능성은?

유·불리만 따져 움직이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고 있는 가다.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중심으로 민주화 과정에서 억압받은 이들과 경제성장 일변도에서 빚어진 양극화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약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통합적이고 포용력 있는 보수의 외연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민과 국민들 속으로 더 들어가 개혁보수가 가야할 새로운 정치 틀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탤 생각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