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통신망 사용료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한결같이 호평하는 서비스가 있다. 교통시스템과 인터넷이다. 교통카드 하나로 누구나 서울의 지하철, 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은 값싸고 빠른 속도로 입소문을 탔다. "플로리다에서 월 100달러를 줘도 20달러짜리 한국 인터넷을 못 따라간다"는 말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아카마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평균 인터넷 속도는 13분기 연속 1위다. 전 세계 인터넷 평균 속도의 4배다. 보급률은 90%에 이른다.

한국이 인터넷 강국이 된 것은 통신사들의 막대한 설비투자 덕분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통3사는 3세대(3G) 이동통신망 서비스 첫해에만 약 6조원을 쏟아부었다. 4G서비스 첫해인 2011년에는 7조원 넘는 돈을 투입했다. 2011년 이후 이통3사의 투자금액은 매년 최소 5조원을 넘었다. 올해엔 통신사들이 5G투자에 나서면서 7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통신사들이 설비투자에 나서는 이유가 있다. 트래픽 급증 때문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서비스가 주범이다. 통신사들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업체들에 돈을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정부는 이 요구를 받아들였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망 중립성 원칙을 폐지했다. 통신사가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업체들에 추가 요금을 물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망사용료 논쟁이 한창이다. 특히 국내업체가 역차별을 받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페이스북, 구글은 세금도 안 내고 트래픽 비용도 안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반박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달 후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네이버는 망사용료 734억원을 내고 있다"면서 "국내 통신사에 내고 있는 망사용료를 밝히라"고 공개 질의하자 구글은 입장을 내지 못했다.

페이스북은 구글과 대조적 행보를 보였다. 케빈 마틴 페이스북 수석부사장은 11일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아 "망사용료에 대해 상호 이익이 되도록 국내 사업자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FCC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망사용료라는 개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망 무임승차 논란에 입을 닫은 구글도 이제 입을 열 때가 됐다.

ksh@fnnews.com 김성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