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스포트라이트 반포주공 1단지에 무슨일이]

속도만큼 중요한 건 협의.. 조합-조합원, 급할수록 소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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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끝> 재건축 소송전 막을 방법은
일부 조합원 소송 통해 재건축 사업 계획 무효 움직임..조합은 돈.시간 낭비 비난
부동산 전문가들 "초고속 추진이 만든 문제, 제2 제3의 갈등 부를수도"

재건축조합과 상당수 조합원들이 설계안 및 평형대별 추정가 산정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부 조합원들이 아파트 벽면에 내건 현수막. 사진=최용준 기자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들이 관할 관청에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조합과 조합원 간 갈등이 증폭돼 소송전 비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소송 등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조합과 조합원의)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사업은 개인 재산에 대한 이해관계부터 조합과 조합원, 조합원 상호 간 첨예한 대립관계 형성에다 부동산 시장 환경 및 사업성, 사업 속도 등과 맞물려 소송전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합과 조합원 간 원만한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

지난해 12월 2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관리처분계획 총회를 갖고 관할 서초구청에 승인계획서를 제출한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의 경우 법적 다툼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조합의 재건축 사업 계획에 대해 조합원 재산권 보호에 반한다고 주장하는 조합원들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조합원, 얽힌 실타래 풀까

일부 조합원은 최근 결의문을 통해 "현 조합 집행부는 자산평가, 분양신청 등 관리처분계획수립 과정에서 관련 법규와 형평성의 원칙을 위배했다"며 지난해 12월 26일 임시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 내지 관리처분계획 무효확인 소송,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요구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명의 토지(1만9693㎡)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조속한 추진으로 조합원들 종전자산가액에 반영 △기존 설계업체와 계약을 해지, 시공사의 대안설계(특화설계) 수용 등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이달 중순 소송에 참여할 조합원을 모집해 소를 제기하다는 입장이다. 또 평형별 추정가 산정 의혹 해소, 총회 및 각종 설명회에서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강압적인 분위기 연출 및 폭력 조장 행위 재발방지와 사과,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한 조합원은 "우리는 제대로 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 아름다운 반포로 조성,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조합도 제대로 된 사업 추진을 원한다면서 조합원들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불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다른 조합원은 "궁극적으로 조합과 우리 입장은 '제대로 된 재건축'이지만 합리적인 의견을 무시한 조합의 행위는 간과할 수 없다"며 "충분히 의견을 교환해 조합과 협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언제든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합 한 관계자는 "(대표성이 있는 조합원이) 사업 추진과 관련해 진정으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 서로 만나 대화하고 서로 원하는 바를 말하면 되지만 그런 분이 거의 없다"며 "소송 내용을 확실히 모르지만 (주장만 갖고)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안된다"고 전했다. 그는 "조합은 지금까지 법을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처분 인가를 목표로 쉬는 날도 없이 달려 왔는데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건축은 시간이 '돈'으로, 소탐대실하면 안되고 소송하면 결국 조합원 이익을 깎아먹는 셈이어서 돈과 시간 모두 낭비"라며 "(일부 조합원이 제기하는 조합의) 불통은 말이 안되고 과거와 달리 (조합은) 공공지원제를 통해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감독은 서울시와 구청이, 문서 전파 및 서명 결의 등도 서울시 클린업시스템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초고속추진, 문제점 드러나"…장기화 막아야

조합과 조합원의 팽팽한 대립각 속에 전문가들은 갈등 해결을 위해 사업 속도를 고려한 서로 간 '협의'를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반포1단지 사업을 분석해 보면 빠르게 추진됐다"며 "조합원 의견 수렴 등이 빨리 진행되다 보니 문제점이 드러났고 이 단지뿐만 아니라 관리처분 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신속히 진행한 사업장들도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합은 사업을 빨리 끌고 갈 수밖에 없다. 조합원 목소리를 다양하게 듣고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절차에 묶여 속도를 내다보니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며 "반포뿐만 아니라 지난해에 시공사를 선정하고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강남 재건축단지들은 올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양호할 것은 양보하고 얻을 것은 얻는 방식의 절충점을 찾는 방식으로 조합과 조합원들이 협의해 사업의 최선책을 찾아야 한다"며 "재건축 사업은 속도와 싸움이기 때문에 상호 원만한 협의나 합의 없이 갈등이 확대되면 사업관련 비용이 늘어나고 사업 자체의 차질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스포트라이트팀 박인옥 팀장 박준형 구자윤 김규태 최용준 김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