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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국제유가.. 해외건설 단비될까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1 18:02

수정 2018.01.11 18:02

美 트럼프 중동정책 영향.. 이란 등 지정학적 위험 커져 배럴당 70弗까지 상승 전망
중동발 건설수주 기대감↑
치솟은 국제유가.. 해외건설 단비될까

국제유가가 3년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수년간 해외수주 기근으로 몸살을 앓던 국내 건설업체들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펼 수 있을 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전날보다 배럴당 1%(0.61달러) 오른 63.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55%(0.38달러) 상승한 69.20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에선 벌써부터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 박형중 연구원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정책, 이란 반정부 시위, 베네수엘라 디폴트 위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고 봤다.


이어 박 연구원은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특히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생산 차질 및 생산량 감소 위험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은 중동발 건설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건설업체들에겐 호재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국내 건설업체의 수주 실적 간 상관계수는 0.91이다. 실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2015년을 기점으로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 실적은 매년 감소해왔다.

국내 건설업체의 연도별 해외수주 실적을 보면 2010년엔 716억달러까지 수주했지만, 2017년(11월 기준) 226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2013년 652억달러, 2014년 660억달러를 기록하던 실적은 2015년 461억달러로 급감했고, 2016년엔 282억달러로 2006년(165억달러)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4년 상반기 100달러를 넘기기도 했던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오일 머니'가 줄어든 탓이다. 2015년과 2016년 연평균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51.1달러와 41.4달러를 기록했다. 수주 보릿고개가 절정에 치달았던 지난해 초 국제유가는 한때 20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국제유가가 3년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가격반전의 움직임이 보이면서 국내 건설업체들의 중동발 해외수주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형렬 연구원은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실적이 국제유가와 연동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유가 흐름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유가가 얼마나 더 오르느냐다. 2013~2014년처럼 해외수주액이 600억~700억달러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은 돼야 한다. 박 연구원은 "중동국가들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기 위해선 유가가 배럴당 65달러 이상이 돼야 한다"며 "다만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가 3년 만에 확장재정을 공표하는 등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국의 건설수지는 5억6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1년 전(8억달러 흑자)보다 쪼그라들었다.
통상 건설수주는 국제유가와 2년에서 2년반의 시차를 둔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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