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yes+ 컬처] 걸그룹에서 배우로.. 뮤지컬'아이러브유'도전하는 간미연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1 19:32

수정 2018.01.11 21:16

늘 예뻐야 한다는 강박.. 이제서야 내려놓게 됐죠
노래 부르면서 연기도 해야하고 뮤지컬에선 해야 할게 너무 많잖아요
과연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지만 그래도 계속 마음이 가더라구요
우울하고 소심했던 성격도 동료 배우들 덕분에 밝아졌어요
'번지점프를 하다' 오디션 보고 싶었는데 1992년생까지 연령제한에 걸렸죠, 더 늦기 전에 여러 무대에 서고 싶어요
간미연이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아이러브유'에서 '여자2' 역할로 열연중이다. '아이러브유'는 1996년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오픈런으로 13년간 공연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04년 초연됐다.
간미연이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아이러브유'에서 '여자2' 역할로 열연중이다. '아이러브유'는 1996년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오픈런으로 13년간 공연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04년 초연됐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게 바로 뮤지컬이었는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컸었어요. 노래만 하는게 아니라 연기도 해야하고 그 밖에도 할 게 많잖아요. 그래도 마음이 계속 가더라고요."

올해로 데뷔 21년차. 원조 아이돌 1세대 아이콘이었던 '베이비복스'의 간미연은 1997년 데뷔한 이래 꾸준히 활동을 해왔다. "스스로 실수를 용납 못하는 성격에 또 겁도 많았다"고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한 그는 그래서 음악 활동에 주로 매진해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슬럼프가 찾아왔고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2011년 라디오를 시작하면서 물꼬가 터지기 시작했고 연기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드라마에 조연으로도 출연하고 2013년에는 연극 무대에도 올랐다. 그리고 최근 뮤지컬 '아이러브유'(3월 1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로 다시 대학로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뮤지컬 데뷔작으로 '아이러브유'를 선택한 이유.

▲이 작품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원래 소극장 공연을 좋아했고 많이 보는 편이었다. 또 아시는 분이 얼마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 출연해서 공연을 보게 됐는데 몰입이 되면서 뮤지컬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마침 옮긴 소속사가 공연기획사인 '알앤디웍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회를 계속 엿봤고 대표님께 오디션 기회를 달라고 사정했다.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트레이닝을 받았고 오디션 볼 때도 긴장을 많이 해서 큰 기대를 안했었는데 캐스팅이 돼 기뻤다.

―뮤지컬 첫 도전이지만 배우 간미연에 대한 평이 좋다. 더 일찍 시작했어도 좋았을 걸 하는 얘기가 있더라.

▲아마 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낮은 기대치가 저한테는 이점인 것 같다. 앞으로가 문제다. 제가 사실 남 웃기는걸 잘 못한다. 어리버리하고 말 재주가 없어서 재밌는 얘기를 내가 전하면 재미 없어진다고 할 정도다.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엄청 망가지기도 하고 못생기게도 하고 다른 사람들을 웃기는 일이 즐거워졌다. 늘 예뻐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그걸 버리게 되면서 편해졌다.

―뮤지컬을 하면서 성격이 바뀌기도 했나.

▲뮤지컬, 연극 쪽 분들이 대부분 밝고 쾌활하신 분들이 많다. 저는 좀 얌전하고 우울한 성격이었는데 이들이랑 함께 하니 점점 밝아지고 웃음도 많아졌다. 요새 표정이 많이 바뀐 것 같다는 얘기도 듣는다. 생각해보면 계속 변하고 싶은 갈망이 있었던 것 같다. '무한도전'에 나갈 때도 제 자신이 무언가에 갇혀있는 것 같아서 깨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사람들에게 편하게 보여드려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저는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저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어릴 때 사랑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절반의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 욕먹는 게 무서워서 나 자신을 많이 가뒀었는데 라디오를 시작하면서 나도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구나 깨닫게 됐다. 많은 분들에게 위로를 받았고 제게 고맙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걸 늦게 깨달았다. 좀 더 어렸을 때 알았으면 지금 더 성장했을텐데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삶도 재밌고 행복하다.

―다양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배우는.

▲다 느낌이 다르다. 그래도 (조)형균이랑 할때 가장 재밌다. 워낙 깨방정인 동생이라 재밌다. 대기실에 형균이가 오면 쉴새없이 떠든다. 심지어 형균이한테 "힘들 때나 슬플 때가 있긴 해?"하고 물어볼 정도로 정말 밝다. (송)용진 오빠는 뭐랄까 되게 저를 끌어주시는 부분이 있다. (고)영빈 오빠도 워낙 베테랑이셔서 편하다.

―작품의 특성상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해야 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처음엔 그것 때문에 실수할까 걱정을 많이 했다. 자다 깨서 머릿속으로 무대의 동선을 생각했다. 그런데 연습하다 보니 몸이 저절로 기억해서 다행히 많은 실수 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도 시작 전에 많이 떨린다. 공연 중간에도 계속 생각하는데 어느 순간 머릿 속이 하얗게 될 때도 있더라. 근데 저절로 앞 뒤 대사가 나오더라. 신기했다.

―가수에서 배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기분이 어떤가.

▲아직도 배우라는 타이틀은 생소하고, 신기하고, 고맙다. 요즘도 스태프 분들이 "배우님" "선배님"하고 부르면 깜짝 놀란다.

―롤모델이 있다면.

▲전도연. 꾸밈없이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데 볼 때마다 신기하다. 너무 예쁘시고.

―향후 계획은.

▲주변에서 뮤지컬 '라스트 키스'가 어울릴 것 같다는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OST를 들어봤는데 알던 노래여서 좋더라.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소극장 뮤지컬도 좋아한다.
6월에 공연해 도전하고 싶었는데 오디션 지원 자격에 1992년생까지라고 써 있어서 충격을 받았다. 하하. 연극도 또 하고싶긴 한데 저를 받아줄지 모르겠다.
뭘 해야 할까 계속 생각하고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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