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난치성 갑상선암, 착한암 인식 때문에 치료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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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난치성 갑상선암
착한암 인식 때문에 치료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 장항석 센터장(오른쪽)이 갑상선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아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5년 발생한 갑상선암 환자는 2만5029명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갑상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00.3%에 달합니다. 이는 갑상선암 환자가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5년 생존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갑상선암도 전이가 일어나면 생존율이 낮아집니다.

원격전이가 있을 때 5년 생존율은 59.2%, 10년 생존율은 39.9%까지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갑상선은 우리 목의 앞 쪽에 나비의 한 쌍 날개 모양으로 생긴 호르몬 분비 기관입니다. 이 기관에서는 신체의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갑상선 암은 크게 분화암과 미분화암으로 나뉩니다. 갑상선암의 90%이상이 분화암으로 유두암과 여포암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중 유두암이 가장 흔하고 전체 갑상선 암의 80~90%룰 차지합니다. 이 암들은 발생해도 예후가 좋기 때문에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미분화암인 역형성암은 분화암에 비해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암입니다. 진단을 받는 경우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6개월 이내 사망률이 90%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예후가 좋은 분화 갑상선암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화도가 나빠져 미분화암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현재까지는 어떠한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생존기간이 3~6개월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예후가 좋은 분화 갑상선암도 병기가 진행되고 재발, 전이가 발생하면 난치성 갑상선암이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는 난치성 갑상선암에 대한 진단 및 치료법을 연구할 '난치성 갑상선암 연구소'를 개소했습니다. 장항석 교수는 "난치성 갑상선암은 전체 환자의 10% 에 이를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데도 일반인은 해당 질환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갑상선암은 무조건 순한 암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연구소 설립에는 갑상선암 환자와 가족이 91.6%, 의료진 8.4%가 후원자로 나섰습니다. 사회적으로 '별 볼 일 없는 암'이라며 외면 받고 있는 갑상선암 환자와 가족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환우들을 돕기 위해 갑상선암 연구소 설립에 직접 발 벗고 나선 것입니다.

장 소장은 "현재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난치성 갑상선암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523명이며 그 중 사망한 환자는 83명"이라며 "연구소를 통해 지금까지 거의 밝혀지지 않는 진행성 난치성 갑상선암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갑상선암의 악화 원인을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난치성 갑상선암도 조기 발견해 조기 치료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어릴 때 머리나 목 부위가 악성 종양 치료 등으로 고용량의 방사선에 노출되었다면 갑상선종 발생이나 기타 증상 발생 여부를 주의해서 살펴 봐야 합니다. 또 갑상선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치료가 어려운 갑상선 수질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족 모두 반드시 RET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검사해야 합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