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박해 주장' 우간다女, 오락가락 진술에 난민인정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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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동성애를 한 전력 때문에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며 아프리카 여성이 난민 소송을 냈으나 진술이 오락가락해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난민 지위가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 여성의 진술 외에도 박해를 받은 증거로 제출한 서류가 공식문서가 아니라는 현지 한국대사관의 회신 등을 토대로 허위·과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아프리카 우간다 국적의 L씨(29·여)가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2014년 2월 어학연수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한 L씨는 같은해 5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난민인정 신청을 했다. 자신은 양성애자인데 이를 알게 된 계모가 우간다 경찰에 신고, 친구 도움으로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지만 법원 요구에 응하지 않아 동성애가 금지된 우간다로 돌아갈 경우 체포되거나 살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출입국사무소 측이 난민협약 및 난민의정서에서 규정한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민지위를 인정하지 않자 L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우간다 형법이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박해로 보기는 어렵다"며 "L씨가 체포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서류가 진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문제없이 우간다 공항을 통해 출국할 수 있었던 사정 등에 비춰 L씨가 동성애와 관련해 체포돼 고문을 당했다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심은 '우간다에서 동성애는 불법이며 종신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한 미국 국무부의 '우간다 인권 상황 보고서'와 난민면접조사 등을 근거로 L씨가 우간다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며 난민불인정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L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2심 판단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L씨가 우간다에서 처음 동성과 성관계한 시점과 상대방에 관한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런 진술의 불일치가 L씨의 궁박한 처지나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비롯됐다고 볼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L씨가 난민신청 때 박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소환장과 보석 관련 서류에 대해 주 우간다 한국 대사관이 우간다 기관에서 발급한 공식 문서가 아니라고 회신한 점도 주목했다. 대법원은 “L씨 진술의 모순점이나 대사관의 회신내용에 대한 추가적 설명 없이 난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