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도 눈에 띈 '중국 굴기']

중심자리 꿰찬 하이얼.. 외곽으로 밀린 韓 중기

인지도 중요한 기조연설에 화웨이 CEO 이름 올려
삼성·LG 등 이외 기업은 전시관 변방에 주로 위치
"후원액, 자리선정에 영향..중국 물량공세 못당한다"

12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사우스홀에 지리한 한국관 모습. 사진=권승현 기자
12일(현지시간)을 끝으로 폐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박람회 'CES 2018'의 주인공은 단연 중국이었다. KOTRA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4500여개의 기업 가운데 중국업체가 1339개로 가장 많았다. 한국과 대만은 210업체씩으로 그 뒤를 이었고, 영국과 일본의 업체는 각각 80개, 52개였다.

【 라스베이거스(미국)=권승현 기자】 중국업체는 자동차나 TV는 물론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CES의 모든 분야에 참가했다.

'중국의 구글' 바이두는 자율주행 운영체제 '아폴로 2.0'을 적용한 차량을 공개했고, 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 회사 알리바바는 자체 AI 플랫폼인 '이티 브레인'을 소개했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는 구글과 아마존의 AI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 TV 'H10E'를 적극 홍보했고, 세계 1위 드론 제조업체 DJI 역시 대규모 전시관을 통해 신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올해 처음으로 CES 전시장의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CES의 메인 기조연설자 명단에서도 중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CES를 주최하는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의 기조연설자는 정보기술(IT) 산업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급에서 선정된다. 올해 CES에서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자 주요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의 리처드 유 CEO가 기조연설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로봇 분야에서 중국의 약진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번 CES에 참여한 중국 로봇업체는 20개로, 전체(36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한국 업체는 3개였다. CES에 참여한 국내 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의 하인용 연구소장은 "통상 로봇 분야는 일본과 미국이 장악해왔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로봇 산업이 양과 질 모두 급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CES 굴기'로 인해 한국은 변방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이나 코웨이, 바디프렌드 등 강소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들은 센트럴홀에서 떨어진 사우스홀과 웨스트게이트호텔에 주로 포진했다.

사우스홀에 위치한 한국관은 입구로부터 홍콩, 중국 등에 이어 5번째에 위치해 관람객들이 조명을 받기 힘들었다. 그래도 웨스트게이트 호텔에 위치한 한국관보다는 사정이 낫다. 웨스트게이트 호텔은 올해 CES의 공식 슬로건인 '스마트시티' 전용관으로 분류돼 이와 관련된 기업들로 채워졌다. 그 가운데 한국관 일부가 들어섰다.


이에 대해 코트라 관계자는 "사우스홀에 있는 한국관도 웨스트게이트 호텔로 옮기라는 압박을 받았는데 이 자리를 지킨 것"이라며 "광고나 후원 금액도 자리 선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인데 중국의 물량공세에는 당할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에 '선전(중국의 IT 허브 지역)'이라고 붙은 기업만 해도 몇 개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CES에서 중국 선전지역에서 온 기업은 500개 이상이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