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AI 주도권 잡기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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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하드웨어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2~3년내 자사 모든 기기에 자체 인공지능(AI) '빅스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서 빅스비 개발총괄을 맡은 정의석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개발자회의(SDC) 2017'에서 '빅스비2.0'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공지능(AI) 전략이 베일을 벗으면서 경쟁도 한 층 가열되고 있다. '빅스비'를 내세운 삼성전자와 '딥씽큐'를 내세운 LG전자는 AI가 스마트폰, 가전, 자율주행차, 로봇 등으로 영역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를 주도할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사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가전 경쟁력 AI에 이식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이후 출시된 프리미엄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한 AI 빅스비를 2~3년 내 자사 모든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외에도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도 생산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전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이고, 북미에서 생활가전 시장점유율도 6분기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한 AI 확산 전략에 유리한 셈이다.

아마존, 구글 등 현재 AI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들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사업을 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하드웨어(스마트폰 및 가전 등)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인공지능)를 최상의 조건에서 연동할 수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직접 만들기 때문에 AI 기능이 특화된 AP 생산이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낸 경험이 없다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제조사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보다 유연한 사고와 타사와의 협력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스마트워치나 사물인터넷(IoT)용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최근에는 '타이젠4.0'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음성 인식, 합성 및 자연어 처리 기술 등을 지원하는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 '딥씽큐'로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가 지난해 8월 딥씽큐를 탑재해 출시한 에어컨 신제품 앞에서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 AI와 결합할 로봇분야 집중
LG전자는 타사에 비해 다소 뒤늦게 AI 시장에 뛰어 들었다. 지난해 말 심화학습(딥러닝) 기반 AI 플랫폼인 '딥씽큐'를 사내 조직에 배포했다. 딥씽큐는 LG전자가 90년대 이후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음성, 영상, 센서인식, 공간감지, 인체감지 등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OS에 적용이 가능하다.

딥씽큐를 세탁기에 적용하면 운동을 자주 하는 이용자에게 운동복 전용 세탁코스를 추천하고, 냉장고에 적용하면 냉장고 이용이 드문 시간대에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최근 로봇 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인 SG로보틱스에 투자했고, 인천국제공항에 안내로봇과 청소로봇 시범 서비스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8'에서는 서빙로봇, 포터로봇, 쇼핑카드로봇 등 새로운 로봇 3종을 선보였다. 재난구조로봇 '똘망'을 만든 국내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에도 90억원을 투자했다.

향후 로봇이 AI와 결합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로봇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AI 플랫폼 확산을 위해 필수적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난제를 안고 있다. LG전자는 한 때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3위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중국 제조사들한테도 밀리며 점유율 3% 안팎의 7~8위에 머물러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