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일자리상황판과 청년실업

고용동결, 감원 소식이 연초부터 쉼없이 들린다. 국민소득 3만달러 원년이라는 희소식에도 주변 이야기는 경비원 감축, 청소인력 해고, 아르바이트생 채용 축소 등이다. 문재인정부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일자리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나타난 고용시장 쇼크다.

정부 지원책도 현재로선 먹혀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인건비 보조금(일자리안정자금)을 영세자영업자 등에게 지원키로 했다. 30명 미만 고용사업자에게 근로자 1명당 월 13만원꼴로 자금이 지원된다. 하지만 고용보험 등 4대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비용부담 증가를 우려한 영세자영업자는 고용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동네 빵집 '알바생' 해고는 '제조업체의 수천명 감원'과 비교했을 때 사회적 충격파는 크지 않다. 다만 일자리를 잃는 대상이 대기업, 중견기업 정규직에 근무하는 월급쟁이와 달리 사회적 약자들이라는 것이다. 시간당 7350원이라는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 보유 여부는 생존의 문제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되레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현 정부의 고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는 정부는 일자리의 '양' 보다 '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최저임금을 끌어올리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정규직원을 늘려 사회적 약자의 소득을 끌어올리고 이를 성장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게 정책핵심이다.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삶의 질 개선 없는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 기반을 뒀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언급이 이 같은 정부 정책을 대변한다.

하지만 일자리의 양, 즉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이 선행되거나 동반돼야 한다. 최악의 실업터널을 지나고 있는 청년세대를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인구구조상 사회에서 첫 일자리를 찾는 연령대인 25~29세 인구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급증한다. 2차 베이비붐 세대(1968~77년생)의 자녀인 2차 에코붐 세대(1991~96년생)가 취업시장에 대거 쏟아져 들어온다. 올해 11만명, 내년 8만2900명, 2020년 5만5400명, 2021년 4만4900명이다. 일자리 공급은 늘리기 쉽지 않은데 청년층 인구만 늘어나 취업난의 긴 터널이 지속된다는 의미다.

사상 최악이라는 2017년 청년실업률 9.9%는 개선될 수 있을까.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정책으로 '일자리 정책'을 내놓고 일자리상황판을 내걸었지만 상황파악만 했을 뿐 지금까지 내세울 만한 결과물은 없다. 최근 만난 고용문제 총괄 정부 고위관계자도 "(실업률 등) 수치가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자신감 떨어지는 답변을 했다.

궤도수정이 필요하다.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정책에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감안했을 때 시장은 곧 기업이다. 민간기업이 투자하고 움직일 수 있게 규제완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조선, 철강 등 주력 제조업이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일자리 확충만으로는 당연히 부족하다. 정부는 일자리의 보고로 불리는 서비스산업 혁신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제정 등 기업친화적 정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만 2차 에코붐 세대가 '장기 백수'로 전락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자리상황판에 파란불이 들어오는 것을 기대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