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이끌던 기술주 연초 더딘 상승세, 왜?

이미 낮은 실효세율 적용.. 법인세 인하 등 稅혜택 적어
영업실적에 상승폭 달려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지난해 미국 증시를 선도했던 기술주가 연초에 산업주 등 다른 일부 업종보다 더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기술주에 대한 관심을 접을 때가 아니라는 견해를 드러내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미국 경제체력과 밀접하게 연관된 산업, 소비자 임의재, 소재업종은 모두 지난주 기술업종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산업과 소재 등 몇몇 업종이 세제개혁에 따른 경제성장 가속화와 법인세 인하로 수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 비해 이미 낮은 실효세율을 적용 받아온 기술업종에 돌아갈 신규 혜택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캐피털 이노베이션스의 수석투자오피서 마이클 언더힐은 작년 말 기술업종에 대한 투자견해를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으로 낮추는 대신 금융과 산업주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술주 실효세율은 19%로 S&P500의 26%에 비해 낮은데, 이는 세제개혁으로 취할 이득이 거의 없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술업종은 작년에 S&P500지수 상승률의 약 2배에 달하는 37%의 오름폭을 기록하며 미국 증시 랠리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FT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경기부양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기술업종이 한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쉽다고 지적했다. 2016년 11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시점부터 그해 말까지 약 2개월간 금융주 16.5%, 산업주 7% 그리고 소재업종이 5.4% 치솟은 데 비해 기술업종은 겨우 1.1% 상승에 그쳤다.

일부에서는 세제개혁 이후 경제성장 전망이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기술업종, 특히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의 매출과 수익 증가 전망에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을 이전보다 꺼리게 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기술업종이 금년에 다시 한번 최고 실적을 거두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첫 2주간 기술업종 실적은 산업주보다 부진했지만 기술업종은 여전히 강력한 꼬리바람을 받고 있으며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견해 또한 긍정적이다. 기술주의 실적은 전체 증시에 매우 중요하다. S&P500지수에서 기술업종의 비중은 거의 24%로 단연 최대다. 기술업종이 만일 하락한다면 올해 S&P500지수는 큰 도전을 받게 된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미국 주식 담당 수석전략가인 조너선 골럽은 "기술주 상승을 이끌어온 것은 영업실적"이라고 설명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3.4분기 기술업종의 주당 수익은 전년 대비 20% 성장, 같은 기간 S&P500지수 전체의 수익 증가율 6.4%를 크게 앞섰다.

월가 분석가들은 기술업종이 지난주 본격 시작된 4.4분기 실적 시즌에서도 다시 한번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본다.


기술업체들의 수익 성장률은 16% 그리고 매출 증가율은 11%로 예상된다. 이는 S&P500 전체 기업들의 수익과 매출 증가율 추정치 10.2%와 6.8%보다 양호한 수치다. 물론 에너지와 소재업종 기업들의 지난 분기 실적은 기술업종보다 뛰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