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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AI 왓슨 도입 1년] 대구가톨릭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배성화 교수 "암 환자들, 병원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죠"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4 19:32

수정 2018.01.14 19:32

⑤ 대구가톨릭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배성화 교수
미래의료의 기반
정답 알려주진 않지만 만족하는 환자 많아져
의료진 선후배 간 소통.. 수평적 토론문화 이끌어
인공지능 도입은 필수
[의료계 AI 왓슨 도입 1년] 대구가톨릭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배성화 교수 "암 환자들, 병원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죠"

"왓슨 도입으로 암 환자들이 병원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습니다."

배성화 대구가톨릭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인공지능헬스케어컨소시엄 부회장)는 왓슨 도입의 장점으로 병원에 대한 신뢰를 꼽았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지난해 4월 IBM 왓슨 포 온콜로지 진료를 시작해 약 200건 가량 진료했다. 일반적으로 지방 환자의 경우 지역 대학병원에서 진단을 받으면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세컨 오피니언을 듣고 싶어한다. 이 때문에 서울 병원에 가게 되면 바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내에서도 병원들이 서로 경쟁구도에 있기 때문이다.


세컨 오피니언을 듣기 위해 서울로 가는 이유는 의료진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배 교수는 "왓슨을 도입하면서 다학제 진료를 같이 하기 때문에 왓슨이라는 시스템과 더불어 여러 과 의사들이 진료하는 다학제 진료가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세컨 오피니언을 들으러 서울이 아닌 대구카톨릭대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왓슨이 정답을 제시해주지 않지만 진료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왓슨 도입으로 의료진들에게도 토론하는 민주적인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의사들은 선후배, 상하 관계가 명확하다. 이 때문에 후배가 자신의 의견을 내놓기 힘들었다. 하지만 왓슨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게 되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각 과 의료진이 환자를 위해 의견 조율이 가능해진 것이다.

배 교수는 "왓슨 도입이 중요한 것은 미래의료를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라며 "인공지능, 의료빅데이터 등으로 인해 향후 헬스케어 산업 자체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빨리 받아들여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왓슨과 같은 의사의 보조역할을 하는 형태가 약한 인공지능인데 향후에는 결정까지 내리는 강한 인공지능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왓슨을 도입한 6개 병원도 인공지능헬스케어컨소시엄을 만들어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배 교수는 이 컨소시엄에서 부회장을 맡았다.


배 교수는 "왓슨을 도입, 다학제 진료를 시행함으로써 의료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면서 "앞으로 미래 의료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구가톨릭대병원의 경우 미래 의료에 대비해 테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의료빅데이터도 향후 이슈가 될 전망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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