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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두산-롯데-kt 삼각관계 최종승자는?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5 20:11

수정 2018.01.15 20:11

새해 프로야구 이것이 궁금하다 <3>
두산, 롯데서 린드블럼
롯데, 두산서 민병헌 영입
kt는 두산.롯데로 부터 니퍼트.황재균 데려와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
영입 효과 누릴 구단 관심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두산-롯데-kt 삼각관계 최종승자는?

이들은 묘하게 물고 물리는 관계다. 두산은 롯데로부터 조쉬 린드블럼(31)을 데려왔다. 인과응보는 아니지만 알토란 같은 민병헌(31)을 롯데에 내줘야 했다. 두산은 린드블럼을 택한 대신 외인 터줏대감 더스틴 니퍼트(37)을 버렸다.

그 니퍼트를 kt가 데려갔다. 니퍼트는 위즈 군단에 굴러온 복덩이일 수도 있고, 남이 버린 폐기물일 수도 있다.
kt는 또 롯데의 FA(자유계약선수) 황재균(31)을 영입했다. 이 복잡한 삼각관계의 최종 대차대조표는 어떻게 될까?

겉으로 보기에 kt는 최대 수혜자다. 통산 97승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가 새로 가세했다. 핫코너인 3루와 중심타선을 담당할 기둥선수를 얻었다. 그러나 꼼꼼히 한번 따져볼 필요는 있다. 37세(우리나이로는 38세) 투수가 과연 예전 같을까? 88억원이나 투자한 FA 내야수의 가성비는?

계산은 인공지능을 동원해야 할 정도로 복잡하다. 불과 2년 전 22승을 거둔 니퍼트지만 지난 시즌 막바지에 보여준 모습은 위태위태했다. 포스트시즌은 실망스러웠다. 그의 어깨가 완전했더라면 두산이 곱게 내보냈을리 만무하다. 실제로 니퍼트는 시즌 후반 잦은 피로감을 노출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퍼트의 빼어난 기록은 도저히 그를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니퍼트는 특히 잠실 경기에 강했다. 통산 94승 가운데 52승을 잠실벌에서 거뒀다. 잠실 경기의 평균자책점(3.03)도 통산(3.48)보다 낮다.

앞으로 잠실 두 팀(두산, LG)과의 경기에서 kt는 상당한 자신감을 가질 이유가 생겼다. 또 하나 덤이 있다. 니퍼트는 삼성전서 17승2패, 평균자책점 2.37의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kt의 당장 급한 목표는 탈꼴찌. 창단 이후 3년 연속 내리 꼴찌만 했으니. 그런 점에서 9위 삼성에 강한 니퍼트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유혹이다.

그와 반대로 린드블럼은 잠실에서 약했다. 잠실 덕아웃 한 편을 쓰고 있는 두산으로선 고약한 선택이다. 린드블럼은 통산 28승27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하고 있다. 잠실에선 2016년 1승2패, 평균자책점 7.40을 남겼다.

플러스 요인도 있다. 린드블럼은 뜬 공 투수다. 2016년엔 국내서 활약한 투수 가운데 최다인 28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국내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이용하면 홈런에 대한 공포심을 줄일 수 있다. 한 방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면 롯데 시절보다 잠실 경기서 한결 여유가 생길 것이다. 린드블럼이 얼마나 몸쪽 승부 비율을 높일지도 지켜볼 만하다.

동갑내기 황재균과 민병헌의 경부선 상·하행 자리 이동 결과도 궁금하다.
덕수고 출신 민병헌은 줄곧 서울을 지켜왔다. 경기고 출신 황재균은 2010년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지난해 말 민병헌은 하행, 황재균은 상행선으로 바꿔 탔다. 31세 두 친구의 뒤바뀐 티켓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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