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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산에서 맺은 백년가약..오르는데만 9일

전채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6 16:45

수정 2018.01.16 16:45

에베레스트에서 올린 결혼식./하이디 투루넨 인스타그램
에베레스트에서 올린 결혼식./하이디 투루넨 인스타그램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에서 사랑의 언약을 맺은 신혼부부가 있다.

이색 결혼식의 주인공은 호주에 사는 하이디 투루넨(32), 톰 레인(31) 부부다. 두 사람은 특별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눈으로 뒤덮인 에베레스트산을 꼬박 9일 동안 등반했다.

지난해 11월10일 해발 5380m에 오른 두 사람은 각각 웨딩드레스와 슈트를 입고 혼인서약을 주고 받았다. 서약을 주고 받은 두 사람은 그야말로 ‘황홀한’ 기분에 휩싸였다고 표현했다.

새 신부 투루넨은 “단 둘이서만 트래킹을 하기 위해 등반 그룹이나 전문 가이드와 동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9일만에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지만 옷을 갈아입을 곳이 없어 커다란 얼음바위 뒤에서 옷을 갈아입어야만 했던 이야기도 털어놨다.

에베레스트에서 올린 결혼식./하이디 투루넨 인스타그램
에베레스트에서 올린 결혼식./하이디 투루넨 인스타그램
투루넨은 등반 도중 고산병 증상이 나타나면서 중간에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 걱정했지만 무사히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 뿌듯하다는 소감도 곁들였다.

고산병은 보통 산에 오른 지 6~12시간 뒤부터 서서히 나타난다. 두통, 식욕감퇴, 탈수, 저체온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두 사람은 정상에 가까워 질수록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처음 두 사람은 해발 6543m의 칼라파타르봉 정상에서 결혼식을 올리려 했지만 고산병 증세가 심해지면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로 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베이스캠프에서 결혼식을 마친 뒤 포기하지 않고 곧장 칼라파트르봉으로 향했다고 전해 놀라움을 더했다.

부부는 농담으로 주고 받은 말이 현실이 됐다면서도 오는 10월 네팔로 돌아가 더 높은 곳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귓뜸했다.

에베레스트에서 올린 결혼식./하이디 투루넨 인스타그램
에베레스트에서 올린 결혼식./하이디 투루넨 인스타그램

이후 두 사람은 산에서 내려온 뒤 따뜻한 태국으로 떠나 가족들과 함께 또 한번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렸다.

한편 지난해 5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제임스 시솜, 애슐리 슈마이더 부부가 에베레스트산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들 또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혼인서약을 주고 받았다.

cherry@fnnews.com 전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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