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서울시, 세금을 이리 흥청망청 써도 되나

천재지변 온 것도 아닌데 미세먼지 줄인다고 법석

서울시는 15일 출퇴근 시간대에 지하철과 버스를 무료로 운행했다.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되자 자동차 통행량을 줄여보겠다는 취지였다. 승객들이 내지 않은 요금은 시가 세금으로 대신 메워줬다. 여기에 50억원의 예산이 쓰였다. 그러나 당초의 취지와 달리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가지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미세먼지 예보의 부정확성이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 5시쯤 미세먼지 비상조치를 발령했다. 다음날 출퇴근 시간대에 대중교통을 무료 운행하니 승용차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문자도 뿌렸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하루 종일 '보통'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서울시가 잘못된 예보만 믿고 부산을 떤 격이 됐다.

둘째는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대중교통 무료 운행이 적절했느냐 여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률과 미세먼지 발생량 사이에 특별한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 운행 효과는 거의 무시할 정도에 그쳤다. 지하철 이용객이 2.1%, 시내버스 이용객이 0.4% 늘어나고 출근시간대 시내진입 차량이 1.8% 감소했을 뿐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해오던 프랑스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이 제도를 중단한 바 있다.

설혹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고 치자. 이 경우에도 대중교통 무료 운행이 과연 바람직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공짜 심리를 부추기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긴급을 요하는 비상사태나 천재지변도 아닌데 왜 서울 시민이 지하철 승객의 요금을 대신 내줘야 하나. 세금 투입은 일관성과 형평성이 중요한 잣대다. 앞으로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마다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해줄 것인가. 미세먼지보다 더 치명적인 자연재해도 많다. 그때도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할 생각인가.

서울시 살림 규모에 비춰볼 때 50억원이 큰돈은 아니다. 그러나 액수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세금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공직자들의 자세가 문제다. 만약 자기 돈이라면 지하철.버스 승객들에게 그렇게 흥청망청 뿌려대겠는가. 공직자들은 국민이 낸 세금을 한푼이라도 아껴 써야 한다. 서울 시민들이 공무원들 기분 내라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