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막아라" 장관들은 분주.. 현장은 냉랭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현실로
1년 한시 일자리안정자금 신청건수 1200여건 그쳐
물가상승.고용감소 우려 커

올해 최저임금이 사상 최대폭으로 인상된 가운데 정부 부처 장관들이 일선 현장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도 고용을 유지한 모범사례를 찾아 소개함으로써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간의 최저임금 인상분을 지원하기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신청건수는 저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고용을 줄이거나 인건비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이시켜 물가상승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저임금 부정여론 차단 총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인천 장고개로 진주2아파트를 최저임금 인상의 모범 상생사례로 상세히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5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세대별로 관리비 4000~8000원 증가 부담에도 경비원 고용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 아파트를 찾아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한 바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4일 경비원과 청소미화원 등을 해고하지 않은 서울 장월로 동아에코빌 주민들을 만났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와 수원지역 미용실을 찾아 일자리안정자금을 홍보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중소기업인 이레몰드를 찾아 최저임금 인상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백 장관은 일자리안정자금 활성화를 위해 이번 주부터 기업에 보내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통해 일자리안정자금을 안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무부처가 아닌 부처 장관들까지 최저임금과 관련된 미담 발굴에 나설 정도로 현재 정부의 경제정책에 있어 가장 큰 관심사는 최저임금의 연착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일자리안정자금 신청 꺼려

그러나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실제 11일 기준 일자리안정자금 신청건수는 1200여건에 그치고 있다.

4대보험에 가입해야만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에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대보험 가입비용이 정부지원금(월 13만원)을 웃도는 탓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영세사업장에 고용보험료와 국민연금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장을 월급 190만원 미만 근로자를 고용한 10인 미만까지 확대하고 보험료도 최대 90%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장 1년간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제도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걱정에 가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지 않은 사업주의 선택은 두 가지로 예상된다. 고용을 줄이거나 임금인상분을 반영해 최종생산되는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이 생활물가 상승세를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 근로자가 다수 분포하는 업종 및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품목의 물가상승률을 종합한 생활물가의 상승률은 2.5%를 나타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미 신선설농탕, KFC, 놀부부대찌개 등 주요 외식업체들은 새해 들어 가격 줄인상을 선언한 상태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방침에 강경일변도다.
최저임금 지급을 지키지 않은 사업주 명단을 공개하고, 신용제재까지 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김밥.치킨.햄버거 등 서민들이 즐겨먹는 외식물가에 대해선 편법 인상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집값, 외식 물가 등이 올라가게 돼 있다"며 "물가가 상승하면 실질임금이 하락해 서민층에 피해가 가는 반면 부동산을 많이 가진 부유층은 오히려 소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을 고려해 인상폭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