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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담합은 대책도 없나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이 말엔 실체가 없다.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는 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검색을 통해 나오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실제론 '허수'다. 강남 부동산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어 그 가격에 해당 아파트를 사고 싶다고 의사를 표시해보라. 십중팔구 "그 매물은 지금은 집주인이 거둬들인 지 오래"라는 답변을 듣게 될 것이다. 그래서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가 실제 거래 체결로 연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들 집주인들이 집을 안 팔겠다고 마음을 바꾸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르고 있다'는 세간의 말 때문이다. 이 말들이 강남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어디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기대심리를 키우고 있다. 이는 '담합'을 통해 더욱 견고해진다.

최근 화제가 된 '잠오 집값 지키기 운동본부'의 유인물을 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소유자들은 "현재 강남 아파트에서는 가격담합을 통해 매주 1억원씩 집값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 단지도 일정 가격이하로 집을 팔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담합을 공식화했다.

문제는 이런 담합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앞서 참여정부 시절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담합에 의해 집값이 급등하자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공정위가 합동 단속에 나선 적이 있다. 아파트 담합이 확인되면 한달간 각종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에 해당 아파트 시세 게시를 막는 조치까지 내렸지만 허사였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담합 행위의 주체는 사업체이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나 부녀회 등을 처벌할 근거가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에 따른 피해를 특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러다보니 정부가 지름길을 두고 먼길을 돌아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다른 무엇보다 이런 담합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특히 '반(反)자본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지금까지의 정부정책과 달리 '이념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담합이 시장질서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것을 부정할 이는 없기 때문이다.
강남 집값을 잡으려다 지방 집값이 떨어질까 우려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강남 집값은 대한민국 전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만든 교통, 학군 등 인프라 덕분에 오른 것이니, '불로소득'을 얻고 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이 세금을 조금 더 부담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설명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다른 그 어떤 대책보다 강남 집값 담합 방지를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이유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건설부동산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