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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치솟는데 큰 그림만 말하는 청와대

지난 14일 파이낸셜뉴스의 '강남 잡으려다 지방 놓쳐.. 서울-지방 '집값 양극화' 커졌다'는 첫 기사가 나간 직후, 15일 청와대는 한 답변을 내놨다.

정부가 서울 강남권 규제에만 집중하다보니 입주물량 과잉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지방 집값만 흔들렸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전체적인 (부동산 정책) 그림을 가지고 있다"면서 진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강남권 핀셋 규제'라는 말이 무색할정도로 강남 집값이 뛰자 "(집값이) 조금 오른다고 해서 그때그때 일기 쓰듯 대책을 발표하지 않는다"면서 당분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부터 부동산 대책을 쏟아낼 당시 아무말도 하지 않던 청와대가 갑자기 '신중론'을 펼치고 나섰지만, 이미 시장은 대혼란에 빠진 상태다. 매매가 급등 외에도 매도자 우위시장 형성에 따른 또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취재 도중 정부의 관계기간 합동점검반 단속을 피해 잠시 문을 열고 전화응대만 하는 중개업소 관계자를 간신히 만날 수 있었다. 송파구는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어 강남3구 중 가장 뜨겁다.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거래가 바로 이뤄지는데, 이 관계자는 한 재건축 아파트 매물만 바로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아파트를 볼 수 없다"는 집주인의 조건 때문이었다.

매수자는 12억원을 내고도 거래 물건의 상태조차 확인할 수 없게 될 처지에 놓였지만, 중개업자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가격이 계속 올라 못팔아도 상관없어 한다. 집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귀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강남아파트 거래시장에는 매물을 보지도 않고 사는 신(新)거래 유형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핀셋규제를 한 강남도 이런 상황인데 다른 지역은 어떨까. 상식적으로 보면 오히려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다. 오히려 이 핀셋규제로 투기과열지구나 조정지역에 똘똘한 한채를 마련하겠다는 사람이 늘면서, 지방 주택시장만 거래가 줄고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또 부동산을 언급하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여유있게 현상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도 '강남 집값 불패'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 대다수는 부동산 대책을 믿지 않는 모습이다.

더구나 정부가 추가대책을 발표하며 매번 예외규정을 둔 탓에 불만만 더 커졌다. 지금은 청와대가 '말 한마디의 파급 효과'를 걱정하기보다는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는 신뢰의 메시지를 시장에 던져야 할 때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