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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보수궤멸·盧 죽음' 키워드로 보수결집 꾀해..洪 측면지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7 18:44

수정 2018.01.17 18:44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며 기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며 기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7일 최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과 다스(DAS) 실소유주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공식입장을 밝혔다.

검찰 수사가 자신을 향한 수사임을 강조한 이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 '보수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란 키워드를 내세워 보수층 결집을 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처음으로 거론할 정도로 격앙된 반응을 보인 이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의 수사 편파성을 자극적인 단어로 강조하면서 자신에 대한 수사 부당성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당 차원에서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검찰을 겨냥, "노골적으로 사냥개 노릇을 대놓고 자행하는 정권은 처음 본다"며 이 전 대통령을 측면 지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자신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나에게 물어라"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가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하면서 측근들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사 부당성 강조에 주력했다.

그는 "저와 함께 일했던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공직자들에 대한 최근 검찰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제 재임 중 일어난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제2롯데월드 등 자신을 둘러싼 여러 건의 수사를 언급한 이 전 대통령은 "저와 함께 일했던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는 없어서 다행"이라며 비리는 없음을 에둘러 강조했다.

목이 막힌 듯 수차례 기침을 한 이 전 대통령은 끝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한 총단합을 언급하면서, 진영별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검찰 수사의 종결을 시사했다.

입장 발표 이후 한시간 동안 사무실에 머문 이 전 대통령은 사무실을 나서면서 검찰 수사에 응할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떠났다.

자신의 결백과 보수층 결집 촉구 등을 담은 이 전 대통령의 입장문 발표로 정치권에선 입장이 엇갈렸다.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를 중심으로 측면지원에 나섰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이 전 대통령 입장에 반발했다.

홍 대표는 이 전 대통령 입장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정권 처럼 일개 비서관의 지시 아래 정치보복 목적으로 노골적인 사냥개 노릇을 대놓고 자행하는 정권은 처음 본다"며 "지난 9개월간 나라의 미래는 생각 않고 오만하게 정치 보복에만 전념하고 있으니 곧 국민의 추상같은 심판이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은 향해 "더 이상 국민을 기망하지 말고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적폐를 청산하라는 국민들의 명령에 대해 정치공작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이 어처구니없다"고 주장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도 "대단히 부적절하며 유감스러운 발언"이라며 "앞으로 이 전 대통령은 검찰수사에 성실하게 임해라. 검찰은 한 점 의혹 없이 이 전 대통령을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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