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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지방소멸? 천만의 말씀, 마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걸!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7 19:35

수정 2018.01.17 19:35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 후지나미 다쿠미/황소자리
[책을 읽읍시다] 지방소멸? 천만의 말씀, 마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걸!

"마을은 힘이 세다. 지방 소멸이란 말에 절대 겁먹지 마라."

저출산 노령화의 심각성이 계속 언급되는 것은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중에 한 가지가 '지방 소멸'이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향후 30년 내 대한민국 228개 기초지자체 중 85곳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도에 따라 붉은색부터 파란색으로 그려진 각 지자체의 현황 지도는 우리 사회에도 상당한 충격을 안겨줬다.

저출산 고령화의 많은 부분들이 그렇겠지만 '지방 소멸'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건너왔다.
2014년 민간전문가 조직인 일본창성회의가 2040년까지 일본 내 896개 지자체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고, 이후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이 '지방 창생' 혹은 '지역 재생'이라는 이름으로 갖가지 정책을 앞다퉈 쏟아냈다. 일본의 변화와 비슷한 궤적으로 �아가는 우리나라도 이 용어가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10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자리에서도 한 지방지 기자가 "지방소멸이란 단어 들어봤나"라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 책은 일본에서 '지방 소멸'이라는 말이 등장한 이후 경쟁하듯 쏟아지는 정책들을 살피며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마을 생존법은 어디에 있는지 다각도로 모색한 책이다. 일본종합연구소 수석 주임연구원이자 지방 재생 전문가인 저자는 '수많은 마을이 붕괴하고 살아질 운명인가'라는 질문에 "마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답한다.

그가 말하는 해결법은 간단하다. "매력 있는 동네에는 사람들이 제 발로 찾아온다"는 것. 젊은이들이 도시로 몰리는 것은 수많은 일자리와 매력적인 기회가 농어촌보다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매력적인 환경과 질좋은 일자리만 있다면 '팍팍한 도시 생활'을 벗어나 마을로 돌아오는 이들이 있을 터다. 이곳에 정착해 돈 벌고 아이 낳아 기르고 일상의 행복을 영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주는 동네, 저자는 새롭게 거듭난 여러 마을의 사례를 들려준다. '이로도리(彩)'라는 영화로도 소개된 도쿠시마현 가미카쓰정의 나뭇잎 사업 등 흥미로운 사연들이 많다.


고령화나 인구 감소는 우리 사회가 경험해보지 못한 큰 변화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두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는 길을 앞서 걷고 있는 일본 사례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현실적인 마을 재생법을 담은 이 책은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적잖은 힌트를 줄 수도 있을 듯하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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