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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fn통일포럼] "한반도 비핵화 시간싸움…北 의도 파악 시급"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7 21:43

수정 2018.01.17 21:43

"北.美간 대화는 심각하지 않은 주제부터 해야"
참석자 주요 발언
17일 서울 장충단로 반얀트리클럽앤스파에서 열린 '제2회 fn통일포럼'에 참석한 외교통일 전문가들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기조강연에 이어 북한 정세에 대한 다양한 진단을 내놓았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주요발언.

▲신각수 전 주일본대사(지정토론)=한반도 비핵화는 결국 시간싸움이다.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1~2년 정도 걸릴 것이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완성하는 시기도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 더 빠르게 진행되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또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집착하는 데는 '김정은 체제 정체성 확립'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북한의 전체적인 생존전략과 통일전략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서도 상당히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내부 개발에 의한 자체생산보다는 외부에서 부품을 수입해 보여주기 식으로 위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그동안의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부품이 북한으로 흘러갔다는 것인데, 이를 막기 위한 효율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영수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지정토론)=지난해 9월 영국 BBC방송이 대북방송을 진행했다. 이를 보고 북한 주민들이 과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북한 주요 엘리트층 역시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을 알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충성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를 통해 어떻게 북한 내부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또 북한이 우리나라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변수를 맞게 된 것 이외에 내부적으로는 어떤 돌발변수들이 있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계획이 어떤 변수들로 인해 수정돼왔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어를 위한 것인지, 공격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미국 대응이 달라진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을 무기로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 이를 통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통일에 대비해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현정택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북한 체제는 미국과 한국이라는 외부의 적이 있어야 유지된다. 그런 면에서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대화를 시작하면 체제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북.미 간 대화는 기술적인 것을 포함해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 지난 1990~2000년대에는 핵포기와 평화협정을 맞교환하는 등 큰 주제로 논의하다 문제가 생겼다.

▲남궁영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올해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과시로 해석된다. 북한이 핵과 ICBM 도발을 계속할 때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타격(스트라이크) 가능성과 이에 대한 북한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김정은 위원장 신년사를 보면 (현재 북한이 보유한) 억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1차 저지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평화공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중국이 제안하는 '쌍중단' 대신 남북이 각자의 길을 걷는다는 '마이웨이 전략'을 사용할 경우 북한이 2차 보복능력을 갖출 시간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통일은 남북이 함께 살자는 것이다. 이렇게 대결 강도를 높여선 통일을 이루기 어렵다. 대결의 관점에서 남북문제를 풀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고경빈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북한 외교관들이 평양 핵심지도부의 입장과 기밀급 전략을 어느 정도 수준과 범위에서 공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 런던 뉴몰든 지역으로 탈북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 평양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지침을 내리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북한이 작년 두 차례 ICBM 시험발사 이후 백령도, 연평도에 대한 가상점령 훈련을 진행했다. 추후 핵과 미사일을 완성하고 나서 우리나라에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특히 서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은 북한에 그야말로 불편한 가시 같은 존재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리용호 외무상을 당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시킨 배경에도 주목해야 한다.

▲김도훈 전 산업연구원 원장=장마당 경제가 북한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또 북한이 과연 배급제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조창범 유엔협회 세계연맹 부회장=북핵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방법으로 제재와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런데 장기적인 해결책으로도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우리나라는 어떤 대응책을 가져야 하는지 살펴야 한다.
또 우리나라도 자체적인 핵무장을 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북한의 반응은 어떤지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이종원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북한에서 대중봉기에 의한 체제붕괴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예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2회 fn통일포럼] "한반도 비핵화 시간싸움…北 의도 파악 시급"

[제2회 fn통일포럼] "한반도 비핵화 시간싸움…北 의도 파악 시급"

golee@fnnews.com 이태희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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