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외국인 불법체류, 현장에서 어떤 일이](1-2)“다 도망가서 여행가이드는 죽을맛”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2 08:30

수정 2018.01.22 09:34

지난달 26일 인천국제공항 출입 게이트 앞에서 동남아 단체관광객들이 서성이고 있다. 상당수 동남아 사람들이 단체관광객으로 인천공항에 온 뒤 도착하자마자 사라진다. 사진=최용준 기자
지난달 26일 인천국제공항 출입 게이트 앞에서 동남아 단체관광객들이 서성이고 있다. 상당수 동남아 사람들이 단체관광객으로 인천공항에 온 뒤 도착하자마자 사라진다. 사진=최용준 기자

불법체류자들은 인천공항에 들어와 공장과 마사지 업소 등에 불법 취업한다. 인천공항에서 매일 자취를 감추는 동남아 여행객을 목격하는 태국 관광통역안내사 협동조합 관계자와 일문일답.

-인천공항에서 달아나는 동남아 사람들 규모는.
=태국인 같은 경우 달아나는 관광객 중 10명 중 8명은 공항에서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2명 정도는 관광을 즐기다가 숙소에서 야반도주 한다. 협동조합 차원에서 조사해보니 관광객 10명 중 8명이 달아난 경우, 15명중 13명이 자취를 감춘 경우도 있었다. 12월은 원래 성수기여서 여행비가 비싸 (도망자가) 없는데 지난해와 올해 유독 많아졌다. 최근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최근 2팀을 맡았는데 관광객이 절반도 안 남았다. 요새는 정말 죽을 맛이다.

-어떻게 쉽게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나
=불법체류를 하려는 사람들 대부분이 단체관광객을 위장한다. 방문 목적이 뚜렷하니 입국심사를 잘 통과할 수 있는 점을 노린거다. 일단 들어오면 대부분 달아난다. 특히 한국과 태국이 무비자 협정을 맺었기 때문에 태국 사람들은 90일간 합법 체류여서 누구도 신고하지 못한다. 또 비행기 왕복 티켓과 3박 4일 여행비용이 50만원 정도여서 그 돈 투자하고 취업하면 남는 장사라고 생각한다.

-조직적으로 불법체류를 돕는 세력이 있나
=불법 브로커들이 현지에서 모집하고 입국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지 합숙 교육까지 하는 것으로 안다. 한국에 오면 여기서부터는 공장이나 마사지 업소에 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 동남아 사람들을 운반해주는 콜밴 기사 등이 함께 조력한다. 현지 동남아여행사와 우리나라 여행사들도 누가 달아나는줄 알고 미리 말해주더라. 결국 여행사들도 개입됐거나 적어도 알고는 있다는 소리다. 불법체류는 현지부터 우리나라까지 조력자들이 수 없이 존재한다.

-법무부 등 정부기관 단속은
=공항에서 달아나는 동남아 여행객을 잡으려고 하는 기관이 없다.
90일 간은 합법이라는 게 이유다. 그래서 여행사들은 인원이 이탈하더라도 신고하지 않는다.
여행사나 가이드가 초기에 달아나는 사람들을 신고해 법무부에서 확인하면 불법체류를 미리 막을 수 있을텐데 그러지 않는 실정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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