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감세 당근'에 일자리로 화답한 美 애플

"5년동안 380조 풀겠다"
월마트는 최저임금 올려

애플이 일자리 2만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발표한 공식 자료에서다. 애플은 또 해외지사의 현금을 미국 본사로 돌려 350억달러(약 40조원)의 세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역으로 환산하면 2500억달러(약 267조)의 현금이 본사로 들어오게 된다. 미국 경제에 5년간 3500억달러(약 380조)를 기여하겠다고도 했다.

꿈쩍 않던 애플마저 보따리를 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당근'이 애플까지 움직였다. 트럼프도 취임 초기엔 채찍을 들고 애플을 위협했다. "해외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들여오는 애플 제품에 35% 관세를 붙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애플은 "미국에 8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그런데 세금 혜택을 주자 세금에 일자리까지 붙여 화답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성공을 가능하게 해준 우리나라와 국민에게 (받은 것을) 돌려줘야 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감세정책에 움직인 건 애플뿐이 아니다. 요즘 미국에선 공장 증설, 임금인상 희소식이 쏟아진다.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는 11일 미시간 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2500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직원 6만명에겐 각각 2000달러의 보너스도 지급하기로 했다. 일본 도요타와 마즈다는 16억달러를 들여 앨라배마주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월마트는 20억달러 감세혜택을 보자 시급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올렸다. 7억달러는 직원에게 풀어 기술투자, 직업훈련, 가격인하에 쓰기로 했다. 최저시급은 한번 올리면 내릴 수 없다. 월마트가 과감히 시급을 올린 건 그만큼 미국 정부의 친기업정책을 신뢰한다는 얘기다.

트럼프의 감세법안은 크게 두 가지 줄기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낮췄다. 해외지사에 깔아놓은 현금을 미국 본사로 옮기면 1회에 한해 세액도 15.5%로 깎아준다. 혜택을 줄 테니 일자리를 만들라는 메시지였다. 세수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당근을 내밀었다. 여유가 생긴 기업들은 미국에서 세금을 더 내고 공장도 짓는다. 일자리와 보너스가 자동으로 따라붙었다. 파격적 감세가 임금인상과 고용창출로 이어졌다. 선순환이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세일러 교수는 강하고 직접적인 규제보다 '부드러운 개입(넛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트럼프의 감세정책은 세일러 교수의 이론이 적절하게 작동한 결과다.
우리 정부는 거꾸로 간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리고, 최저임금은 16% 넘게 올렸다. 이래서는 기업들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