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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막고 눈 가린 방통위

최근 취재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담당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담당자와 통화 연결이 된 이후 소속을 밝히고 취재를 하려는데 "앞으로 기자 대응은 대변인실로 일원화 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취재에 협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하는 수 없이 대변인실로 연락을 취해 약 3분 정도 통화를 했지만 결국 원하는 답변은 듣지 못했다. 깊이 있는 취재를 위해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한 것인데, 이제 그 통로가 막힌 셈이다.

방통위는 법률에 따라 전체회의를 공개한다. 그러나 실제 전체회의에 들어가보면 열띤 토론 대신 정제된 발언들만 오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전체회의 전 위원들이 갖는 티타임에서 대부분의 의견들이 조율돼 나오기 때문이다. 전체회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티타임을 한다는 명분을 대지만, 이는 공개되지도 않고 기록으로 남지도 않는다. 때문에 정작 국민들은 위원들이 실제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정책이 결정됐는지 알기가 어렵다. 전체회의 공개의 의미가 희석되는 것이다.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 기자회견이 눈길을 끈 이유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방식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은 미국 백악관 식으로 진행됐다. 사전에 청와대와 기자단이 질문의 내용과 순서 등을 조율하지 않았고, 질문자도 대통령이 직접 지명했다.

기자들은 문 대통으로부터 질문권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강원지역 일간지 기자는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을 들고 오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공약이기도 한 수시 브리핑에 대한 질문에 "국민과의 소통 방법 가운데 언론과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언론과의 접촉을 더 늘려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례들을 돌이켜 보면 소통을 강조하는 대통령과 소통에 역행하고 있는 방통위의 모습이 대비된다. 방통위가 국민, 언론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