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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A380 구명줄 잡아 에미레이트항공서 36대 주문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9 17:34

수정 2018.01.19 17:34

에어버스 생산중단 위기 넘겨.. 연내 동종기 추가발주 자신감
에미레이트는 가격혜택 챙겨
세계 최대 여객기인 에어버스의 A380 점보제트가 생산라인 폐쇄 우려에서 일단 벗어났다. A380 최대 운영사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에미레이트 항공이 추가 주문을 결정한 덕이다.

에어버스는 앞으로 10년간 A380을 계속 생산할 수 있게 됐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N머니 등 외신에 따르면 에미레이트 항공은 2개월에 걸친 에어버스와 밀고당기기 협상 끝에 A380 36대를 주문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두바이 에어쇼에서 에미레이트 항공이 당초 예상과 달리 A380을 주문하는 대신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를 사기로 계약하면서 생산 중단 위기에 몰렸던 A380이 기사회생했다.

에미레이트 항공과 에어버스 모두 두달간의 줄다리기 속에 서로 조금씩 양보했다.


에미레이트는 A380 36대를 한 번에 모두 사는 계약이 아닌 20대 구매를 확정하고, 옵션으로 16대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또 업계 관행대로 상당한 할인 혜택도 받는다. 제값을 다 주면 160억달러에 이르지만 이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에어버스는 여객기 인도 시점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 당초 계획보다 3년 앞선 2020년부터 A380을 에미레이트에 인도하기로 했다. 덕분에 주문량이 없어 2019년 이후에는 한동안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를 피하게 됐다.

에어버스 판매 책임자인 존 레이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에미레이트와 계약으로 A380의 미래가 다시 확보됐고, 다른 항공사나 항공기 대여업체들로부터도 주문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환영했다. 레이히는 FT에 "연내 A380 추가 주문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에어버스는 이번 계약으로 A380 생산을 10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에미레이트의 주문은 레이히 COO가 지난 15일 A380 주문이 없으면 "생산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 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고 사실상 에미레이트에 최후통첩을 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에미레이트는 현재 A380 101대를 운용 중인 세계 최대 A380 운용 항공사로 41대를 추가로 받기로 한 상태다.

에어버스가 생산을 중단하면 부품 조달이 원활해지지 않고, 가격도 뛸 수밖에 없어 그만큼 관리비용이 급증한다.

A380 생산 중단 우려는 역설적이게도 그동안 A380 주문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됐다. 항공사들과 항공기 대여업체들은 에어버스가 유지 보수 서비스에서 손을 떼면 운영비가 치솟고, 그럴 경우 중고 가격이 폭락할 것을 우려해 주문을 꺼려왔다.

미국 법무법인 윈스턴앤드스트론의 항공 부문 파트너 크리스 보레조는 A380의 불확실한 미래가 A380 중고 가격을 추가로 압박했고, 이때문에 에어버스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A380은 엔진이 4개 달린 2층짜리 슈퍼점보 제트기로 승객 500명에서 최대 800명을 태울 수 있다. 그러나 효율성을 높이려면 스케줄이 빡빡한 노선에 만석인 상태에서 운항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항공사들로서는 선뜻 구매가 부담스러워 기대에 못미치는 판매 실적을 보였다.


2005년 도입 당시 에어버스는 1200대 판매를 목표로 했지만 지금껏 그에 훨씬 못미치는 200여대를 파는데 그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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