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대우건설 인수' 한발 다가선 호반건설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9 20:50

수정 2018.01.19 20:50

변수 없다면 우선협상자 유력
성사땐 새우가 고래 삼키는 셈
건설업계 시공 순위 3위인 대우건설 인수자로 호반건설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산업은행은 단독입찰도 유효하다는 입장이어서 최종 매각조건과 가격 등 인수조건에서 산은 측과 별다른 이견이 없다면 호반건설이 오는 26일께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이날 진행한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매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업계 13위의 중견 건설사가 3위의 대형건설사를 인수하게 된다.

대우건설 인수를 앞둔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3위 업체로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한 아파트 전문 중견 건설회사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 해체 후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금호그룹에 매각했던 2006년, 6조6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팔렸다.
하지만 금호그룹이 불과 4년 만인 2010년 산업은행에 지분을 다시 넘기면서 대우건설은 현재까지 '산은 체제'에 있었다.

이번 매각이 성공하면 대우건설은 7년여 만에 또다시 새 주인을 맞게 되지만 인수금액은 12년 전 6조6000억원(지분 72.1%)에서 1조6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이 매각하기로 한 지분 50% 가운데 40%만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3년 뒤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호반건설이 인수 의향을 밝힌 대우건설은 시평 3위로 삼성물산.현대건설에 이어 업계 3위의 대형건설사다. 호반건설의 사업이 아파트에 특화돼 있다면 대우건설은 아파트는 물론, 플랜트.토목.원전 시공 능력까지 보유한 종합건설사다.

지난 2016년 기준 호반건설의 매출은 1조2000억원으로 대우건설 매출(10조9857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호반건설의 인수가 확정되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꼴이다. 두 회사가 독자 경영을 할지, 합병을 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양사의 시공능력평가액을 합하면 10조7533억원으로 현대건설(13조7016억원) 뒤를 바짝 쫓게 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주택사업에만 특화돼 있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주택뿐 아니라 건축.토목.플랜트.환경 등 건설 전 업종을 다루는 대형건설사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반건설은 탄탄한 자금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금호건설과 동부건설, SK증권 등의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고 최근 리솜리조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초 호반그룹의 김상열 회장은 신년사에서 "적극적인 신규 사업 발굴과 M&A를 포함한 호반의 미래 비전 찾기에 전념하겠다"고 언급해 대우건설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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