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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이책] 가끔 찌질한 나는 행복하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0 11:27

수정 2018.01.21 17:58

[yes+이책] 가끔 찌질한 나는 행복하다

가끔 찌질한 나는 행복하다/최정원/베프북스

"좋은 기억의 시간이든 순간이든, 나쁜 기억의 시간이든 순간이든 모두 추억이 되어 가는 나이가 되었다. 눈이 기억하는 시간 마음이 기억하는 순간, 간신히 또 추억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네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남자, 여자, 아줌마,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늙은 아이'다. '넌 왜 결혼 안 해' '그러다 처녀 귀신 될 거야' '저러니까 결혼을 못 하지' 등 수많은 질타와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결혼 안한 또는 못한 이들. 저자는 이들을 '늙은 아이'로 지칭한다. 이 책은 이들 중의 하나인 저자의 일상과 생각을 덤덤하게 담은 책이다.
어떤 깨달음이나 감동 스토리가 아니라, 이 땅의 모든 '늙은 아이들'에게 전하는 반성일기이자 작은 위로라고 저자는 덧붙인다. 자장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해 홀로 빗속을 뚫고 달리던 순간, 양복을 입고 첫 출근하던 날, 한마디 말도 없이 퇴사를 하고 대뜸 짐을 들고 오던 날, 어제까지 사랑한다고 말하던 연인의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는 순간, 비 오는 날 아침, 혼자 작은 술상을 차려 마시는 혼술…. 누군가의 눈에는 한없이 찌질한 순간들도 이제 담담히 추억할 수 있는 나이가 된 40대 노총각의 일상의 조각들이 담겼다.
한 늙은 아이의 '살아내고자' 했던 노력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진지하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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