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뒤엉킨 최저임금, 홍보로 풀 일 아니다

현장 찾은 장관에 쓴소리.. 인상속도 늦추는 게 해법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인천의 수출 중소기업을 찾아 일자리안정자금을 홍보하고 최저임금 준수를 당부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서울 강서구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찾았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문재인정부 고위관료들이 현장에 총 출동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최저임금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는지 점검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주 장하성 정책실장은 서울 신림동 분식집을 찾아 최저임금 인상의 장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60대 종업원으로부터 "임금이 오르면 좋지만 장사가 잘돼야 임금을 받아도 편하죠. 장사가 안돼 문 닫는 사람이 많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다른 장관들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서울 신당동의 한 식당 주인은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에게 "장관님 얘기처럼 세상일이 쉽게 안 된다"고 했다. 한마디로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라는 것이다.

가파르게 올린 최저임금 후폭풍은 거세다. 아파트 경비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벌써 일자리를 잃었고, 그나마 버틴 사람은 일 부담이 늘었다. 소비자들도 외식값은 오르고 서비스의 질은 낮아졌다며 볼멘소리다. 일부 영세 프랜차이즈 업체가 폐업 절차를 밟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도 16.4%나 올린 최저임금의 부작용을 모르진 않는다. 그래서 3조원의 '일자리 안정' 기금을 마련했다. 그런데도 현장에서는 아우성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보다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제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납품가격 인상처럼 건물주와 카드사, 대기업에 부담을 전가하는 땜질처방만 내놓는다. 근본원인은 놔두고 생색내기용 대책만 남발하는 격이다.

덜컥 올린 최저임금 때문에 고용주와 근로자, 세금 내는 국민과 소비자 모두가 고통을 받는다. 정부 말대로 일자리안정기금 홍보가 덜돼서가 아니다. 이 문제는 첫 단추를 다시 끼우지 않고는 풀리지 않는다. 바로 최저임금 속도조절이다.
작년에 문 대통령은 부작용이 많으면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았던 장관들이 이제 할 일은 '장사가 잘돼야 임금을 받아도 편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전하는 것이다. 부작용이 더 커지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