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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대형 건설사로 발돋움 하나.. 대우건설 인수전 단독 참여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1 19:45

수정 2018.01.21 21:24

우선협상대상자 가능성 커.. 시공능력 3위 대우 인수
시평총액 10조7533억 달해.. 2위 현대건설을 바짝 추격
경영지원 등 시너지에 총력
지난 5일 2018년 신년 전략회의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
지난 5일 2018년 신년 전략회의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

호반, 대형 건설사로 발돋움 하나.. 대우건설 인수전 단독 참여

건설업계 시공 순위 13위 호반건설이 3위인 대우건설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호반이 이전과 달리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수에 성공한다해도 두 회사간 시너지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신규 택지지구 위주 주택 분양사업으로 성장한 호반건설이 종합건설사의 다양항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는 게 중론이다.

21일 건설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진행한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냈다.

최종 매각조건에서 이견이 없다면 호반은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고, 매각이 성공하면 업계 13위 중견건설사가 3위의 대형건설사를 인수하게 된다.


호반건설은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한 주택전문 중견 건설회사다. 최근 주택경기 활황과 택지지구 중심 사업 진행으로 자산총액이 7조원이 넘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호반은 SK증권, 한국종합기술 등 각종 M&A시장에서 초반엔 관심을 보이다가 발을 빼 업계의 비난을 산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분할매수라는 전략으로 산업은행의 전량매각 원칙을 흔들고 단독 응찰기회를 얻어냈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이 매각하기로 한 지분 50% 가운데 40%만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3년 뒤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투입되는 매각 자금이 낮아진 만큼 인수 이후 경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포석을 놓은 셈이다.

호반은 이미 여러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했고, 최근 울트라건설과 퍼시픽랜드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적극적인 신규사업 발굴과 M&A를 포함한 호반의 미래비전 찾기에 전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업계는 이를 대우건설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몸집이 크고 앞선 실패사례로 '승자의 저주'라는 이름이 붙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가 더 문제일 수 있다.

주택사업에 특화된 호반건설이 플랜트.토목.원전 시공까지 가능한 종합건설사와 당장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너지도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 유동성 문제를 비롯해 경영상 돌발변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노조반대, 헐값매각 시비 등도 우려된다"면서 "무엇보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반대와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호반건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인수하더라도 호반건설과 대우건성은 각자 경영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호반이 기존에 울트라건설, 퍼시픽랜드 등을 인수한 후에도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시너지를 내는데 힘을 쏟고 있다"며 "점령군 행세보다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에 집중할 것으로 보는 게 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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