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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상반기 금리인상 힘들듯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2 17:25

수정 2018.01.22 17:25

성장률 상향 조정했지만 물가 목표치 2% 못 미쳐
한은, 상반기 금리인상 힘들듯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지만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 경제성장세가 견조하지만 물가가 목표치(2%)에 미치지 못하는 등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주열 한은 총재 임기가 3월 말에 만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총재가 취임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인 3.4분기께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률 올렸지만 물가는 내려

22일 한은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올해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지난해 10월 전망(2.9%) 대비 0.1%포인트 상향됐다. 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갔지만 한은의 금리인상 시기는 앞당겨지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전까지는 한은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 금리인상 시기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한은이 국내총생산(GDP) 갭의 플러스 전환 시점을 올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기는 등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견고한 모습을 보여서다.

GDP 갭은 잠재GDP와 실질GDP의 차이로, 경기가 얼마나 과열 또는 침체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GDP 갭이 플러스가 되면 경기가 과열된다는 뜻이고, 반대로 마이너스가 되면 경기침체 우려가 발생한다. 따라서 마이너스 상태인 GDP 갭이 올 상반기 플러스로 전환되면 한은 입장에서는 경기과열을 잡기 위해 금리를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은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서도 물가상승률 전망은 낮추면서 올 상반기 중 금리인상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이 올해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7%로 지난해 10월 전망(1.8%)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올 상반기에 물가상승률이 1.5%에 그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초부터 농산물과 유가 인상 압력이 강한 상황이지만 원화 초강세 영향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상쇄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성장률은 상향한 데 반해 물가 전망치는 종전보다 낮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진행 중인 기준금리 정상화 일정은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될 여지가 크다"며 "경기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를 곧바로 빠른 통화긴축 전환으로 이어갈 만큼 물가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물가 전망치가 최저임금 인상을 감안한 수치"라며 "물가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총재 교체기, 금리인상 어려워

금리인상과 관련, 이주열 총재 임기가 3월로 끝나고 4월부터 새로운 총재가 취임한다는 점도 한은의 운신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한은 금통위는 2월, 4월, 5월, 7월에 열리게 된다.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3월과 새로운 총리가 막 취임한 4월, 5월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힘들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더구나 6월 지방선거가 있다는 점도 상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근거다.


아울러 차기 한은 총재 성향에 따라 금리인상 시기에도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 총재의 경우 '매파(통화긴축파.금리인상 찬성)'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비둘기파(통화완화파.금리인하 찬성)'나 '올빼미파(중립파)' 성향의 총재가 취임하게 되면 통화정책 변화도 예상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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