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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통화부양책 축소, 시장 영향 적을 수도"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3 17:11

수정 2018.01.23 21:15

WSJ "선진국 통화 긴축에도 글로벌 경제 동시성장" 지적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2018년 글로벌 경제의 잠재적 위험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어온 중앙은행들의 통화 긴축 흐름은 투자자들이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지만 통화정책 이외 다른 변수들을 함께 고려할 때 큰 우려 사안은 아닐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돼 관심을 끈다.

많은 시장 전략가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을 지지해온 통화부양책을 계속 축소할 경우 올해 중반께 증시 등 위험자산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상은 금년에도 지속되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채권매입 규모를 더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이 이들 선진국 중앙은행 정책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5차례 금리를 올렸고 ECB 역시 지난해 초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소폭 축소했지만 글로벌 경제와 시장은 별 타격을 받지 않았다.

WSJ은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통화부양책 회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와 시장이 계속 순항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동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주기상 성장을 꼽았다. 세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12월 거의 7년 최고 수준인 54.5에 도달했다.
또 글로벌 PMI를 구성하는 하부 요소인 생산, 신규 주문, 신규 수출, 가격, 그리고 미래 생산지수 모두 글로벌 제조업의 지속적 확장을 가리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은 선진국과 신흥시장 경제 성장세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동시 가속화된 해로 기록됐다. 그리고 미국 이외 지역의 경기 사이클은 미국에 비해 덜 진행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유럽과 신흥시장 등의 주기적 경기 회복이 계속될 여지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IMF는 이날 2018년과 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제시했던 수치보다 각기 0.2% 포인트 높인 3.9%로 상향 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모든 신호들은 올해와 내년 (글로벌 성장이) 더욱 강화될 것임을 가리킨다. 이는 매우 환영할 만한 뉴스다"라고 말했다.

중앙은행들이 통화부양책 회수 작업을 극도로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도 글로벌 시장 안정의 또 다른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은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간 금리를 겨우 1.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를 매월 0.05%포인트 올린 셈이다. JP모간은 1983년 이후 진행된 이전 통화긴축시기의 월평균 금리 인상폭이 0.18%포인트였음을 지적하며 연준의 지금 금리 인상 속도는 40년래 가장 더디다고 밝혔다.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금리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WSJ은 금융위기 발생 직후 한동안은 중앙은행들이 경제와 시장을 지지해주는 유일한 원천이었다면 지금은 개인, 기업, 정부 등 다른 요소들이 경제의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은 더 이상 경제와 시장을 움직이는 유일한 변수는 아니라는 메시지다.

jdsmh@fnnews.com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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