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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에 달려가는 글로벌 업체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3 17:11

수정 2018.01.23 21:14

'베르사유 다보스' 대성황.. 거물급 CEO 대거 투자 약속
글로벌 임원 佛 만족도 상승.. 투자 실질성과는 시간 걸려
마크롱에 달려가는 글로벌 업체들

노동개혁과 법인세율 인하 등 과감한 친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품에 안기는 글로벌 기업들이 쏟아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해외 투자 유치에 거물급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규모 투자발표로 적극 화답하고 있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0년간의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프랑스 경제에 추진력을 더하는 한편 9.7%의 높은 실업률을 끌어내리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 하루 전날 140여개 세계 기업들을 프랑스에 초청, '프랑스를 선택하라(Choose France)'고 외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미니 다보스' 쏟아진 투자계획

마크롱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에서 '프랑스를 선택하라'는 슬로건으로 행사를 열고 세계 유수 기업 CEO 및 고위급 임원 140여명을 불러모았다. 다보스 포럼 개막 하루 전날 열려 '미니 다보스'로 불린 이번 행사에는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등 전세계 거물급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들의 50%는 유럽, 25%는 미국, 나머지 25%는 아시아와 중동 기업들이었다.

이날 행사는 외국 기업들에게 프랑스 투자를 압박하는 한편 최근 마크롱 대통령이 밀어부친 개혁안이 성과를 내고 있음을 국내에 보여주려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앞서 기업인들에게 '신규 투자 계획을 약속하러 오는 이들만 이번 행사에 초대받을 것'이라고 투자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사 직후 자동차 제조업에서부터 정보기술(IT)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앞다퉈 내놨다. 도요타는 프랑스 북부에 있는 자동차공장에 3억유로(약 3900억원)를 투자하고 신규 일자리 800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수주내로 프랑스에 새로운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열고 파리사무소 인력도 50%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AI 연구소 직원 수를 현재보다 두배 많은 60명으로 늘리고 AI 센터에 5년간 1000만유로(약 131억원)를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SAP 역시 인터넷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서비스와 첨단 기술 발전을 위해 5년에 걸쳐 프랑스에 20억유로(약 2조6196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전했다.

이밖에 미국 식품회사 제너럴밀스가 프랑스 북부 아라스에 1700만유로(약 222억6000만원), 후레시 델몬트가 900만유로(약 117억8000만원) 투자 계획을 각각 발표했다.

■마크롱 친기업 결실보나

이같은 투자유치는 과감한 노동.세제개혁을 밀어부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의 성과로 평가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로스차일드 은행가 출신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기업의 해고 권한을 늘리고 노조의 근로조건 협상권을 약화한 노동시장 구조개편과 기업의 세금 부담을 낮추고 각종 규제를 완화한 경제 체질개선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에게도 세금감면 등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투자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에두아르 필립 프랑스 총리는 22일 행사에서도 외국기업들이 프랑스로 파견한 주재원들에 대해 임시 세금 감면을 약속하고 국제법 분쟁 사건 공판을 담당할 상업법원을 파리에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한때 '일하지 않는 나라'란 오명을 가졌던 프랑스에 대한 외국 기업들 평가는 급격히 개선되는 중이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매년 200명의 프랑스 주재 해외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에서 '프랑스가 기업하기 좋은 국가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지난해 60%로 훌쩍 뛰었다.
1년전만해도 36%에 불과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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